올 1월 이후 7개월이나 끌어온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막을 내렸다. 더민주당은 28일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5선의 추미애 당대표를 선출하는 등 새 지도부 구성을 마쳤다. 이로써 비정상체제가 아닌 정상적인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정당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으니 정당사의 흐름을 봐서나 국민을 위해서도 다행이라 하겠다. 새로이 구성된 당지도부나 시도당위원장이 친문(친 문재인계)에서 독식했으니 제1야당이 안정적인 당무 활동면에서는 긍정적이라 하겠으나 이번 지도부가 다가오는 대선 준비체제이기도 하니 우려 또한 없지 않아 보인다.

추미애 당대표는 당선 수락연설을 통해 “분열·패배·지역주의 악령을 몰아내겠다”고 말하면서 “친문-비문 얘기가 안 나오게 하겠다. (대선후보 선출과정에서) 특정 후보 ‘꽃가마’는 없다”고 장담했다. 당대표로서 당원 화합이나 안정적인 당 운영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말이다. 하지만 추 대표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친문 세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만큼 그 그늘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제1야당이 선명하고 강한 야당의 길을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여당의 정책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서 국민을 위해 도와줄 일은 적극 협조하고, 국가발전과 공익 또는 민주주의의 신장을 위해 반대할 것은 반대함으로써 결국 국민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야당이 걸어야 할 정도(正道)다. 그래야만이 당이 분열되고 분당된 지난날의 과오나 그로 인해 무너졌던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테고 내년 대선에서 차기 집권의 가능성도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더민주당 새 지도부는 앞으로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가장 난관은 친문일색의 정당을 어떻게 조화롭게, 공정하게 운영할 것인가 문제다. 이번 전대에서 비주류계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나간 마당에 장차 핵심 문제인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군에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문 전 대표가 유리함은 쉽게 감지된다. 가뜩이나 문 전 대표가 지역을 순방하는 자리에서 ‘재수(再修)에 강하다’는 말로 은연중에 세 과시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에서 들러리가 아니라면 누가 내년 봄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할 수 있겠는가. 민주정당은 어느 한 계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패권주의(覇權主義)가 횡행할 때 발전성은 고착(固着)되거늘 더민주당 새 지도부는 이를 명심하고 국민의 희망이 되는, 집권 가능성 있는 제1야당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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