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2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평경찰서에서 경찰이 이 부회장 차량을 감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롯데그룹의 2인자로 알려진 이인원(69)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목을 매 사망한 가운데 부검결과 타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는 26일 국과수로부터 “부검결과 목 부위 삭흔(목 졸린 흔적) 외의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며 “전형적인 목맴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현재까지 고인의 행적 조사 결과와 부검의 소견 등에 비춰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결과 후 시신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장례는 최고 예우인 회사장 5일장으로”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10시께 공식입장을 통해 “고(故) 이 부회장의 비보를 경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하신 이인원 부회장님이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또 “이인원 부회장은 롯데의 자부심이 대단한 분이었다”며 “지난해 이후 경영권 분쟁과 비자금 의혹 수사 등으로 그룹이 혼란에 빠지고 이미지가 나빠지자 많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의 장례식은 롯데그룹장으로 5일장을 치른다. 최고 예우인 회사장은 롯데그룹 창립 이후 처음이다. 빈소는 현대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별관3층)이다. 장례위원장은 소진세 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이 맡고 장례집례는 이전호 목사가 맡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7일 이 부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수사 난항 겪는 檢 “수사일정 재검토”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검찰로부터 롯데그룹 각종 배임 및 횡령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이 밖에 신동빈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신격호 총괄회장 등 그룹 내 비리 전반에 걸친 조사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사망으로 변수가 생기면서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가 난항을 겪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일정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故 이인원 부회장, 양평서 목매 숨진 채 발견

경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의 산책로의 한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목을 매 숨진 채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다.

현장 주변에는 이 부회장의 차량이 발견됐으며 A4용지 4매 분량의 유서가 있었다. 유서에는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9~10시께 “운동하러 간다”며 외출했다가 귀가하지 않았으며 마지막으로 그가 발견된 곳은 이튿날 자택에서 꽤 멀리 떨어진 양평 현장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부회장이 숨진 지역은 그가 생전에 주말이면 간혹 찾아와 머리를 식힌 곳으로 퇴직 후 근처에 집을 짓고 살고 싶어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이 부회장이 집을 나온 뒤 서울춘천고속도로를 경유해 양평 현장으로 향했으며 경유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故 이인원, 그는 누구인가

이인원 부회장은 롯데 그룹에서 오너 일가가 아님에도 부회장에 오른 첫 인물이다. 그는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한 뒤 40년간 롯데에 몸담을 정도로 충성심이 깊었으며,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오른팔이었다.

신격호 총괄회장 외 신동빈 회장에게도 신임이 두터웠다.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을 정도였으며 계열사인 롯데쇼핑 등의 등기이사직을 맡는 등 롯데그룹의 이인자로 자리를 굳힌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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