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3당 체제인걸 어쩌냐”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6일 국민의당이 더민주와의 공조를 깨고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증인 채택 주장에 발을 뺀 것에 대해 “되도 않는 조정자 콤플렉스는 그만 벗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민주가 돌을 던지더라도 이번 공조를 깰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대로 돌이 날아든 셈이다.
더민주는 협상이 진행된 전날까지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안종범 청와대 전 경제수석, 홍기택 전 산은지주 회장 이 세 사람을 반드시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몇 핵심 증인은 빼자” “추경과 청문회를 분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입장 선회로 사실상 더민주와의 공조를 깨버렸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국민의당은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야권 공조를 허무는 것이 호남 민심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더민주가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느니 ‘추경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국민의당의 성과’라는 표현을 써가며 우당을 압박하는 태도가 올바른 것인가”라며 “여당 대표도 입에 담지 못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우리가 국민의당에 할 말이 없어서 입 다물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면서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정권교체를 함께 이뤄야 하는 우당이었기 때문에 많은 언론과 국민의 따가운 질문에도 참고 참았다. 그 보답이 새누리당과 공조해 우리 당을 압박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기 대변인은 “추경만 끝나면 다인가. 사드 반대 표명하듯 국민과 야권 지지자들의 물음에 명확히 답변하기 바란다”며 “야권의 우당으로 남아 공조를 유지할 것인지, 회색지대에 남아서 새누리당의 편을 들 것인지 선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국민의당 정체성은 오로지 국민”이라고 응수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더민주가 추경과 청문회 증인 합의 등과 관련해 국민의당에 정체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더민주의 이 같은 발언이 당 내부 무마용으로 보이긴 하지만 동료 야당에 대한 배려와 예의에 벗어난 발언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더민주가 동료 야당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정치구도는 3당 체제다.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은 3당이 협치 정신을 발휘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번 합의는 민생을 생각해 차선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더민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버리고 하루속히 추경 합의 이후 당내 후유증에서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여야는 전날 협상 끝에 최경환 의원, 안종범 수석을 증인에서 제외하는 대신 백남기 농민 청문회를 연다는 조건으로 추경을 이달 30일에 통과시키자는 데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