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자유당 홍보영상에 등장한 대전 중문교회 장경동 목사. (출처: 유튜브 영상캡처)

총선 뛰어들었던 한국교회
남은 건 ‘불법선거’ 논란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대전 중문교회 담임 장경동 목사가 4.13 총선 당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전지방검찰청은 장 목사에 대해 최근 불구속구공판 처분을 내렸다. 장 목사는 4.13 총선 때 기독자유당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홍보영상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선거를 사흘 앞둔 4월 10일 예배 시간에 홍보영상을 상영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휘말렸고, 이를 알게 된 일부 시민들이 대전선거관리위원회에 장 목사를 고발했다. 대전선관위는 ‘서면 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장 목사는 이 홍보영상에서 “국민여러분, 1200만 기독교 성도 여러분 동성애와 이슬람으로 인해 한국교회와 나라가 크게 위험에 처했다. 4·13 총선에서 기호 5번, 꼭 기독자유당을 찍어 주셔서 동성애와 이슬람으로부터 잘 지켜 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많이 도와 달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것은 장경동 목사가 등장하는 기독자유당 홍보영상을 예배 시간에 상영했다는 것이다. 정당 홍보영상은 후보자가 신고한 연설·대담용 차에서만 틀 수 있다. 그러나 장경동 목사 측은 논란이 일 당시 담임 목사가 홍보영상에 나와 틀어준 것인데 문제가 되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문제소지가 있다고 봤다. 공직선거법 제85조 3항에는 ‘종교 조직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장 목사만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던 것은 아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조용기 목사 등 50여명의 대형교회 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등 5개 단체도 당시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이들은 기독자유당과 함께 한국교회에 표심을 호소했던 기독민주당(기독당)에게 고발을 당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교회에 공문을 보내 ‘5만 5000개 교회는 내일 주일예배에 다음 광고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선관위로부터 통과된 내용입니다’ ‘4·13 총선에서 5번 기독자유당을 반드시 국회에 진입시켜야 하겠습니다’ ‘이번 선거에 꼭 5번을 찍어주세요’라고 지지를 요구했다. 이에 기독민주당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선관위에 허가를 받은 것처럼 꾸며 허위 내용을 배포했다고도 성토했다. 천지일보가 입수한 문자 메시지 말미에는 ‘한국교회 원로’라며 조용기 목사 등 44명의 목회자 이름이 명시돼 있었다. 이어 ‘중앙선관위 검토필’이라고 강조하며 “누구나 한 사람이 한 번에 20인 이하에게 문자로 보내는 것은 합법, 한 사람이 한 번에 20인 이하로 여러 번 보내는 것도 합법”이라며 다른 교인에게 문자를 재전송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었던 것. 이에 한국교회가 지원하는 두 정당이 법적 공방을 이어가며 하나 되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4.13총선에서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충청 지역에서도 목회자와 제직들이 고발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충청남도 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가 지난 4월 서산지역 모 목사에 대해 주일예배에 참석한 다수의 소속 신도들에게 특정 후보자의 지지를 부탁한 사실을 근거로 경고조치를 내리고 검찰에 고발했다. 이 목사는 수차례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을 대상으로 기독자유당 후보자 지지‧호소를 한 혐의가 적용됐다.

또 선관위는 천안지역 한 교회 장로와 권사가 공모해 특정 후보자에게 불리한 인터넷 신문기사(2015년 12월 25일 자)와 지방일간지 기사(2015년 12월 13일 자)를 양면 컬러 복사해 총 1000매 정도를 선거구 내 6개 교회에 배부하고 선거구민에게 배부되도록 한 혐의가 있다며 특정 후보자에게 불리한 기사가 게재된 인쇄물을 배부한 혐의로 대전지검천안지청에 고발 조치했다.

한편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무리수를 둔 선거운동에도 기독자유당은 결국 이번 국회에 진출하지 못하고 참패했다. 교인들의 표심은 ‘기독당(기독민주당)’과 ‘기독자유당’으로 양분됐고, 표를 합산하면 원내 진입 커트라인인 3%를 넘는 3.18%가 나와 양당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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