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정치학 박사/청운대 교수 

 

지난 8월 14일 아침, 리우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1대 0으로 패했다. 이 패배의 충격으로 국민 모두가 침통한 분위기로 하루를 보내야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축구대표팀은 동메달을 획득하는 우수한 기량을 발휘했기에 리우올림픽에 거는 기대는 거의 열광적이었다. 

한 방의 역습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패배를 남긴 온두라스축구팀은 핀토 감독이 지휘하고 있으며, FIFA랭킹 84위로 우리(랭킹 46위)와는 역대전적 0승 1무 2패로 한국팀을 이겨본 적이 없는 약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경기 전 이영표 해설위원은 핀토 감독이 역습축구 위주의 기습을 예고했고, 한국이 온두라스의 빠른 역습축구를 방심한다면 패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팀은 조별리그에서 역대 최다인 12골을 득점해 경기당 평균 4골을 획득했고, 온두라스팀은 조별리그에서 7골로 경기당 평균 1.4골으로 한국팀과 비교가 안 됐다. 그러나 일부 축구전문가들은 온두라스팀이 한국팀보다 약체라는 근거는 없으며, 지난 6월 한국원정경기에서 2대 2로 비겼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언급하며 수비보강을 주문했다. 특히 온두라스팀이 개인기와 스피드 및 조직력이 강한 팀이기 때문에 전반전에 무조건 선제득점으로 1점차를 획득해야 한다는 점과 기습적 역습에 대비해 수비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결과는 한국팀이 1대 0으로 패배해 8강전 탈락이 됐다.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과 많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볼 점유율이 71%대 29%로 한국이 압도적이었느니, 유효슛팅이 16대 6으로 일방적인 경기였느니, 아쉬움을 달래지만 이런 말의 성찬(盛饌)은 승부의 세계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스포츠를 ‘전쟁과 전투’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국은 온두라스와의 전쟁에서 패전한 것이다. 남북분단 이래로 대한민국이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정치·경제·금융·문화·체육·예술·관광·의학 등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있지만 국가생존의 결정적인 힘인 ‘군사력’에서는 약점이 있다는 것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축구 약체팀으로 볼 수 있는 북한팀은 ‘핵과 미사일’이라는 기습능력을 보유한 절대우위의 군사력이 있다. 이 한 방을 가지고 있는 점에서 북한팀을 결코 약한 팀으로 깔봐서는 안되는 것이다. 

더욱이 심판으로 비유할 수 있는 UN조차도 승부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점, 그리고 객석의 관중의 함성과 야유조차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한 국가안위는 자위적인 안보실력으로만 지킬 수 있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비록 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 한국이 온두라스에 패배했지만 대한민국의 안보는 축구에서처럼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해 자만하거나 방심하는 기습을 허용하면 그 한 방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더 값진 교훈을 남긴 것은 아닐까? 

국가안보에는 화려한 정치적 개인기나 리그전의 패배가 있을 수 있는 축구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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