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지진의 최대 피해지인 아마트리체를 찍은 항공사진이 건물 대부분이 무어져 폐허로 변한 아마트리체의 참상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교황 “마음이 매우 슬프다” 위로… 바티칸 소방대 급파
미얀마종교부 “10~14세기 세워진 90여개 불탑들 파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미얀마에서 잇따른 강진(각각 규모 6.2, 6.8)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해 교황을 비롯한 전 세계 지도자들이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특히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성당, 불탑 등 종교유적이 많은 곳에서 지진이 일어나 종교 문화재의 피해가 더욱 컸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지진 발생 소식을 접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희생자에게 깊은 애도와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이날 수만 명이 모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리문답 강론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지진 희생자를 위해 기도했다. 그는 “뉴스에서 이탈리아 중부 지진으로 인해 많은 지역이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진심에서 우러나는 슬픔을 표현할 길이 없다. 피해 지역에서 불안에 떠는 모든 분들에게 정서적 친밀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지진 피해가 큰 마을인 아마트리체를 언급하며 “아마트리체 시장으로부터 ‘마을이 없어졌다’ ‘희생자 중에 아이들도 포함돼 있다’는 얘길 들었을 때 나는 진심으로 슬펐다”고 말했다. 교황은 바티칸 소방대원들을 지진 현장에 급파해 구조작업을 돕도록 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 강진이 발생한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에서 24일(현지시간) 한 수녀가 얼굴에 피흘리며 길바닥에 앉아 있다. (출처: 뉴시스)

이번 지진 피해 지역은 노르치아, 아마트리체, 아쿠몰리, 리에티 등으로 ‘라치오주’와 ‘옴부니아주’에 속해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부 지역 문화전문가인 네덜란드 고전학자 다비드 리제르는 24일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으로 많은 교회와 박물관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너무 많은 문화재들이 소실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옴부니아주 노르치아의 경우 ‘수도 생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성 베네딕도가 태어난 장소로 가톨릭교인들의 성지순례지로 알려진 곳이다. 또 아마트리체는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된 유명한 곳이다. 100여개의 성당들은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없는 수많은 프레스코화와 모자이크화, 조각상들을 소장하고 있다.

▲ 24일(현지시간) 미얀마을 강타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바간 지역의 한 고대 불탑이 파손돼 있다. (출처: 뉴시스)

이날 이탈리아에 이어 미얀마를 강타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희생자가 발생하고, 세계적인 불교 유적지 바간에서도 불탑과 사원이 다수 훼손됐다.

미얀마 종교문화부는 성명을 통해 “고대 불교 유적이 있는 인근 도시 바간에서는 불탑과 사원 건물 등 90여개의 유적이 무너지거나 부서졌다”고 말했다. 바간 지역에는 10세기에서 14세기에 걸쳐 건설된 2200개가 넘는 불탑들과 사원들이 밀집해 있다.

바간 지역의 불탑들은 특히 석양이 질 무렵 지평선을 따라 늘어선 사원들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미얀마의 주요 관광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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