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이(爾)>의 한 장면.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뉴스천지=서영은 기자] 연극 <이(爾)>가 10주년 특별공연으로 돌아왔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으로 2000년 초연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연극 <이(爾)>가 10년의 역사를 함께한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23일간의 특별 무대를 선사한다.

연산의 오열로 시작하는 연극
“어머니 제가 다 죽였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흑흑흑, 어머니~”

헝클어진 머리에 상복을 입고 어머니를 서글피 부르는 연산. 그런 연산을 애 다루듯 안으며 감싸는 녹수.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뒤로하고 녹수의 품에 안겨 젖먹이 아이같이 녹수의 뒤를 따라다니며 애원하는 연산의 모습이 가슴 사무치게 슬퍼 보인다.

<이(爾)>는 조선시대 왕이 신하를 높여 부를 때 사용하던 말로 극중 연산이 자신이 아끼는 궁중광대 ‘공길’을 부르는 호칭이기도 하다.

초연부터 탄탄한 스토리로 작품성의 호평을 받아온 연극 <이(爾)>는 한국 연극협회 올해의 한국연극상 희곡상과 연기상, 이듬해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후 2005년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왕의 남자>로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연산군이 동성애자였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시작하는 이 연극은 단순히 말초적인 자극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함이 아니라 연산과 공길의 관계를 단단히 묶어놓고, 녹수와 공길의 갈등을 심화시켜 힘의 대결로 끌고 나가는 극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그 원동력으로 10년 만에 선보인 이번 공연은 지난 초연보다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로 관객을 극에 빠지게 한다.

극중 ‘공길’ 역으로 오만석이 올라섰다. 오만석은 2000년 초연부터 2001, 2003, 2006년 네 차례에 걸쳐 ‘공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쳐 왔다. ‘공길’ 전문배우로 불리는 오만석은 완벽한 연기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좀 더 많은 볼거리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10년 만에 관객들 앞에 선 연극 <이(爾)>.

웃음과 감동이 한데 어우러진 이번 10주년 기념 특별공연은 오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티켓 4만~6만 원. 문의 02-556-9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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