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수(53) 특별감찰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특별감찰관실이 있는 건물 앞 출근길에서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검찰, 오늘 사건 배당할 듯… 중립성·공정성 또다시 도마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한 가운데 이 감찰관이 22일 정상출근을 했다. 야권은 우 수석에 대해 자진사퇴를 압박하며 맹공을 가하고 있다.

우 수석 특별감찰과 관련해 기밀 누설 의혹을 받고 있는 이 감찰관은 이날 서울 청진동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검찰이 부르면 제가 나가서 소명하겠다”면서 자진사퇴 의사에 대해선 “의혹만으로는 사퇴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정부의 방침 아니냐”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감찰관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제기된 감찰 누설 의혹이나 청와대의 반발에 대해선 누설 의혹 자체를 부인하면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감찰 누설 의혹 파문 이후 자신의 집 앞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취재 경쟁에 대해선 “집에 부정맥으로 고생하는 팔순 노모를 모시고 사는데, 언론에 ‘국기문란’으로 나오니 놀라셨다. 국기문란을 했어도 제가 한 것일 테니 집에 와서 취재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야당은 우 수석이 민정수석 현직에 있는 상태에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우 수석의 자진사퇴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청와대가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렸고, 우 수석이 건재한 상황에서 검찰더러 우 수석을 수사하라는 것은 코미디 중 코미디’라는 검찰 내부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제대로 된 수사가 될 리 만무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우병우 수석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며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도록 조치하라. 검찰도 조직의 명운을 걸고 엄정 수사와 진실 규명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여야가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며 “이미 온갖 의혹에 검찰의 수사마저 받게 된 우 수석이 버틸수록 청와대의 부담은 커지고 권력누수가 더욱 심해질 뿐”이라고 비판했다. 우 수석에 대해서도 “즉각 사퇴해 대통령에게 더 이상 누를 끼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우 수석과 이 감찰관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감찰관은 지난 18일 그동안의 감찰 결과를 토대로 우 수석 아들 의경 보직 특혜 의혹과 우 수석 가족 기업 ‘정강’의 횡령 혐의와 관련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이날 한 시민단체는 이 감찰관이 특정 언론사에 감찰 기밀을 누설해 특별감찰관법을 위반했다며 그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하지만 우 수석의 경우 검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현직 상태여서 검찰의 부담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청와대가 이미 이 감찰관의 누설 의혹과 관련해 ‘국기문란’으로 규정하는 등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다.

검찰이 청와대의 이해관계가 걸린 예민한 정치적 문제에 휘말리면서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놓고 또다시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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