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서울의 평균기온은 109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5일 서울의 평균기온은 29.7도로 1907년 10월 서울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역대 가장 더웠던 해로 평가되는 1994년(29.4도)보다 0.3도 높다. 

사상 초유의 폭염이었던 만큼 지속적으로 터져 나왔던 주장이 비정상적인 주택용 전기 누진세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본의 전기 누진세가 최고 1.5배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는 주택용 전기의 경우 월 사용량 100㎾가 넘으면 최고 11.7배에 달하는 누진세가 적용된다. 이로 인해 취약계층이 ‘돈이 무서워’ 무더위에 더 시달린다는 하소연이 연이어 나왔고, 대통령마저 이를 문제시하면서 급기야 지난 연휴에 한국전력이 임시로 주택용 전기세 인하를 단행했다. 

16일부터 전국 초중고 대부분이 개학하면서 이번에는 ‘찜통학교’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현재 교육용 전기료는 연중 최대 수요전력을 기본요금으로 책정한다. 그러니 평소에 전기 사용을 안 해도 기본적으로 학교 전기료는 누진세가 적용되는 주택보다도 비싸다. 학교 운영비의 무려 1/3이 전기료로 지급되는 현실이라 여름에는 에어컨을 안 켜고 겨울에는 난방기를 안 켜서 ‘찜통교실’ ‘냉동교실’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 의원을 중심으로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교육용 전력산업기반기금 면제 등을 골자로 한 전기사업법 개정운동을 진행한다니 그나마 개선을 기대해본다. 

폭염이 아니었다면 학교의 전기료 애로사항은 그냥 학교의 문제로 치부되고, 아이들은 해마다 무더위·추위와 싸워야 하는 상황이 지속됐을 것이다. 폭염 덕에 그간 싼 듯 보였던 우리나라 전기요금제의 꼼수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단순히 교육장 전기료 인하를 넘어 가장 저렴한 전기료를 냈어야 할 학교에 가장 비싼 요금을 내게 만든 한국전력에 대한 감사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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