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충남 서천군에서 백제시대 저장시설 중 최대 규모의 목곽고(木槨庫, 목재로 만든 저장시설)가 발굴됐다. 목곽고 전경. (제공: 서천군청) ⓒ천지일보(뉴스천지)

삼족기·기대편 등 제사와 관련된 토기류 출토… 제사행위 가늠

[천지일보=이경숙 기자] 충남 서천군에서 백제시대 저장시설 중 최대 규모의 목곽고(木槨庫, 목재로 만든 저장시설)가 발굴됐다.

서천군은 17일 시초면사무소 회의실에서 학술 자문회의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적 제473호 서천 봉선리유적 발굴과 관련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굴조사를 맡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장호수)은 “봉선리 유적의 정상부에 위치한 백제시대 제단유적과 관련된 지원시설의 구조와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한 결과, 다수의 유물 및 유적과 함께 백제시대 저장시설 중 최대 규모의 목곽고를 발굴·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목곽고는 백제시대 한성 말에서 웅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약 4m 깊이로 땅을 파고 나무로 결구한 지하식 저장시설로 규모는 480(가로)×470(세로)㎝의 방형형태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백제시대 목곽고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목곽고 내부에서는 삼족기와 기대편 등 제사와 관련된 토기류와 목제 농공구, 그리고 박·복숭아·밤 등의 씨앗류, 멧돼지 이빨과 큰 포유류의 턱뼈·다리뼈 등이 함께 출토됐다. 이런 출토유물은 서천 봉선리 제단시설에서 행해진 제사행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발굴조사 단장 장호수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지금까지 확인된 유적의 현황 및 출토유물로 볼 때, 백제시대 제사와 관련한 유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규모 제사유적이 서천에서 발견된 것은 백제시대 서천군이 바다를 향한 금강의 출구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재조명되어야 하고, 이를 계기로 해양강국 백제사 해양문화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노박래 서천군수는 “이번 봉선리 유적 목곽고 및 제사유적 확인에 발맞춰 유적의 정비와 복원에 만전을 기하고 향후 백제시대의 대표적 유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유물전시관 건립 등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서천 봉선리 유적은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석관묘, 마한시대 토광묘, 토기류·철기류·구슬류, 백제시대 장신구류, 조선시대 동전 및 자기류 등이 출토돼 사적 제473호로 지정됐다. 또한 봉선리 유적의 정비사업에 따라 2014년 10월부터 문화유적 시굴조사를 진행하던 중 백제인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장소로 추정되는 ‘천제단’ 유적과 유물이 발견된 바 있다.

▲ 17일 충남 서천군에서 백제시대 저장시설 중 최대 규모의 목곽고(木槨庫, 목재로 만든 저장시설)가 발굴됐다. 목곽고 입면 (제공: 서천군청)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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