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제4관 겨레의 함성 전시관에 3.1운동 현장을 재현한 모형이다. 당시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촬영: 장수경 기자) ②손도장을 찍어 광복의 뜻을 함께 모아봤다. 반대편으로 손도장 모양이 그대로 표시돼 있다. (촬영: 이혜림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우리나라의 독립은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조국을 생각하는 정신을 통해 이룬 성과다. 나라를 되찾은 지 불과 7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이를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을 맞아 가장 대표적인 장소 독립기념관을 찾았다. 1987년 국민 모금운동으로 건립한 독립기념관은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사와 발전사 자료를 모아 보존·관리·전시하는 종합적 학술전시관이다.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헌신한 조상들이 남긴 자취를 찾아 민족의 얼과 긍지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고조선~오늘날 역사 전시·기록
생생하게 만든 문화재·인물 모형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4일 충청남도 천안시 목천읍에 있는 독립기념관에는 더위를 피해 기념관을 찾은 시민들이 곳곳에 있었다. 독립기념관 내부는 제1~7전시관, 입체영상관, 특별기획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제1관 ‘겨레의 뿌리’는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보여주는 여러 유물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곳이다. 고조선이 건국된 시기부터 오늘날까지의 기록이 전시돼 있다. 사냥돌, 밀개, 슴베찌르개 등 구석기 시대의 도구부터 고인돌까지 우리 역사의 위대함을 볼 수 있었다.

▲ 구석기 시대의 도구 돌도끼의 모습이다. (촬영: 장수경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엄마, 동화책이 말을 해!”

각 고구려, 백제, 가야 등 나라를 동화책으로 만들어 아이들의 흥미를 끌었다. 발해의 난방시설 온돌체험은 어른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화살표를 따라가니 거리가 멀어서 가기 힘든 해인사 장경판전 연출모형, 자격루 축소모형, 거북선 재현모형 등 역사적인 문화재가 미니어처로 재현됐다.

개화기 우리나라의 모습은 어땠을까. 서양 문물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는 의식주 등에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제2관의 주제는 ‘겨레의 시련’이다. 이곳에선 1860년대부터 1940년대, 즉 개항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우리 민족의 긴 역사가 일제에 의해 단절되고 국권을 상실한 당시의 시련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모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개화기의 전차 모형에선 전차를 처음 타는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렸다.

근대문물을 수용해 설치된 가로등 앞에서 대화를 나누는 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체험 전시도 관람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옆 건물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업한 사진관이 모형으로 재현됐다. 1907년 서울에서 개업한 이 사진관은 화가 김규진이 세운 것으로 사진관 1층에 화실을 두고 고객들이 사진촬영과 함께 명화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건물 안에는 직접 사진을 찍어볼 수 있도록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관람객은 옛날에 사용됐던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로 보는 이색적인 체험에 까르르 웃기도 했다.

▲ 4일 천안 독립기념관을 찾은 학생들이 미륵사탑 모형 앞에서 설명을 읽고 사진을 찍고 있다. (촬영: 장수경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신기한 체험에 들떴던 것도 잠시, 일제가 자행한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그림자 영상으로 재연한 장면은 관람객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을사늑약 연출모형은 그동안 교과서나 책으로만 봤던 장면을 눈과 귀로 직접 볼 수 있어서 강제로 체결했던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 쉬웠다.

무단통치 시대에 관한 전시가 시작되자 일제가 침략전쟁을 수행하면서 저질렀던 만행도 함께 전시됐다.

일제는 황민화의식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황국신민서사의 내용을 돌 위에 적어 외우게 했다. 이를 어긴 독립투사들은 모두 형무로 끌려갔다. 형무소 모형은 조선총독부가 설치한 형무소 20개소 가운데 서대문형무소를 재현한 것이다.

건물 앞으로 가까이 가자 창살 건너편에 있는 독립투사들의 신음이 들렸다. 물고문, 전류고문, 소금고문, 불고문 등 일제가 행한 고문의 잔혹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증언으로만 듣던 고문을 재현한 모습을 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

▶하(下)편으로 바로 가기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