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국가관·역사의식 심어주는 역사교육 강화 필요
윤주 ㈔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상임고문

 

올해로 광복 71주년을 맞았다. 요즘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한창이라 광복절에 대한 관심이 밀린 건 사실이나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의 대활약으로 시상대에서 애국가가 퍼질 때마다 애국심을 다시금 고취시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광복절을 맞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우리가 진정한 광복을 맞이했는가 말이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까지 버려가며 투쟁한 애국지사들의 희생이 광복의 밑거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이 나온다.

비근한 예로 지난 5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AOA의 설현 등은 한국의 유명 인물들을 맞히는 코너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진 앞에서 망설이다가 ‘이토 히로부미’와 연관 있다는 제작진의 힌트에도 ‘긴또깡(김두한)’이라는 오답을 말했다. 이로 인해 이들 걸그룹은 엄청난 비판여론에 시달려야했고, 결국 눈물로 사죄하기도 했다. 사진을 보며 잠시 헷갈렸을 수도 있다 치자, 그러나 이토 히로부미란 힌트에도 안 의사를 몰랐다니….

비단 해당 걸그룹의 모습만이 아니다. 몇 년 전 한 방송에서는 ‘야스쿠니신사’에 대해 싸이의 ‘젠틀맨’을 예로 들며 말 그대로 ‘신사’가 아니냐고 대답한 청소년이 있어 한동안 역사인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의 부족한 역사인식 수준을 대변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다고 역사인식의 부재를 과연 청소년들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역사교육을 제대로 올바르게 시키지 못한 우리 기성세대들의 책임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기성세대가 먼저 인식해야 한다. 역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배웠다하는 이들이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지정하는 등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저 더 빠르게, 더 높이 올라가려는 성공지향적인 생각에만 사로잡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 것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 10명중 8명이 안 의사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못하고,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안창호 선생을 혼동하는 학생들도 다반사다. 또 어느 학교에서는 반 전원 30명이 민족시인 윤동주를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고, 삼일절이 정확히 무슨 날인지 모르겠다고 답한 학생들도 절반 이상이다. 나아가 성인들 중에서도 삼일절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언론도 문제다. 윤봉길 의사 등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의 의거기념식조차 주요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는 실정이다. 언론 역시 국민의 역사인식 부재에 한몫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국민 상당수가 2월 14일을 밸런타인데이로만 알고 있지, 그날이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라는 것은 잘 모르고 있다. 한반도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동양의 평화를 수호하고자 했던 안 의사는 1910년 2월 14일 사형을 선고받은 뒤 3월 26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그해 우리는 나라까지 통째로 일본에 빼앗기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

그나마도 일부 교육청에서 언론광고를 내고 2월 14일을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는 운동을 펼쳐 인식이 조금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

또 역사과목이 2017년부터 대입 필수과목으로 다시 바뀐 것 역시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런데도 기성세대들은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놓고 싸워 여전히 에너지만 소모하는 데 혈안이 돼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것인 데도 말이다.

이제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인식을 심어주는 참교육이 시급하다는 것을 깨닫고 교육자들이 먼저 변화돼야 한다. 그래야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역사의식 속에서 훌륭한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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