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2롯데월드 외벽에 설치된 대형 타워크레인이 해체됐다. 국내 최고층 빌딩의 골조공사가 완료되고 건축물 완공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롯데건설 측은 12월말 완공을 목표로 잔여공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가 우여곡절 끝에 곧 마무리된다니 롯데그룹은 만감이 교차할 듯싶다. 제2롯데월드는 서울공항에서 불과 5㎞ 떨어져 있다. 555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이 공항과 비행 항로를 막아서고 있다는 말이고, 군용기 이착륙과 전시(戰時) 작전 수행마저 지장을 준다는 얘기다.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로비가 이뤄져 이명박 대통령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에 힘입어 2009년 9월부터 공사에 착수했다. 당시 제2롯데월드가 특혜시비 속에 추진됐지만 어차피 시작된 공사가 잘 마무리되길 모두 바랐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시작된 롯데가의 비리는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다. 대한민국 기업으로 생각했지만 일본어를 주고받는 가족들, 대부분의 자금을 일본에서 운용하고 있는 실태를 보며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기업에 왜 MB는 특혜를 줬는지도 논란이 됐다. 

형제의 난(難)으로 시작된 국적 논란, 300억원대 비자금조성 논란, 유통매장과 롯데홈쇼핑의 갑질 논란, 신격호 회장 장녀 구속으로 이어진 백화점 입점비리, 롯데케미컬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사상 최대 6000억원대 증여·상속세 탈세 등등 롯데가의 막장 드라마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부자가 되는 방법 중 식신생재(食神生財: 베푸는 기질이 재물을 낳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미 부자가 됐다면 더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롯데그룹이 지금의 이미지를 벗고 국민의 눈총이라도 덜 받으려면 적어도 약자의 피를 빨고 사리사욕에 눈 먼 오너경영만은 탈피해야 한다. 롯데家의 문화가 나누는 문화로 바뀌지 않는다면,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이었던 제2롯데월드 타워만 남기고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많은 국민이 대기업 오너도 그다지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지만, 비리 경영인엔 결코 관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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