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가스.수도 공급 재개..한인 상가도 기지개

(산티아고=연합뉴스) 규모 8.8의 강진으로 물질적 피해는 물론 심리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은 칠레 한인사회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강진 발생 사흘째인 1일부터 산티아고 시내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 전력과 가스, 식수 공급이 재개되면서 잔뜩 움츠러들었던 한인동포들의 마음도 한결 풀리는 모습이다.

산티아고 시내 파트로나토(Patronato) 구역에 집중된 350여개 한인 상가들은 다행히 이번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강진의 여파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듯 한인 상가가 늘어선 거리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으나 이번 주말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박세익(60) 칠레 한인회장은 "칠레가 지진이 잦은 국가라 평소 크게 의식하지 않았는데, 이번 지진은 워낙 규모가 커 한인동포들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인 상가에 근무하는 현지인 직원들 가운데 일부가 지진 피해로 출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모든 업무가 정상화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인동포들 가운데 일부는 여진이 계속되자 아예 집에서 나와 인근 주차장의 승용차 안에서 잠을 청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아직도 강진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동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프로비덴시아 지역 아파트 단지 주민인 송모(59.여)씨는 "칠레에 거주한 지 20년째지만 이번처럼 놀란 적이 없다"면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의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칠레 남부 콘셉시온 주민들을 돕기 위한 한인회 차원의 모금운동이 계획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한인회장은 "한인동포들에게 큰 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더불어 사는 칠레인들의 피해 복구를 위해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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