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박 대통령과 특수 관계… 민심 잘 전달해 달라”
박지원 “차기 개각서 전북 출신 발탁, 강력히 건의 요구”
[천지일보=이민환 인턴기자] 야당 지도부가 10일 호남 출신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당 대표 선출과 관련해 축하 메시지와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냈다.
이날 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이 대표가 정부·여당의 긴밀한 협조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향후 여야 관계에서 협상보다는 박 대통령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리무중에 빠져있던 새누리당이 정상 가동할 수 있는 체제가 정비되는 것 같다”며 “국회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여당 대표로서의 역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께서는 박 대통령을 가장 측근에서 모셔온 분이기에 대통령과 협의도 누구보다 잘하실 수 있다는 기대한다”며 “대통령과 교감해 어떻게 하면 여소야대 국회에서 여당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특수해 우려가 있다”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민심을 청와대에 잘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지시를 잘 수행하는 길 ▲민심을 잘 수렴해 대통령과 청와대를 잘 설득하고 원만하게 국정을 운영하는 길 등 두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그는 “대통령과 청와대를 잘 설득하고 원만한 국정 운영할 수 있는 두 번째 길을 걸어가 달라.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당부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당선은 축하할 일이지만, 친박(친박근혜)의 득세로 ‘도로 새누리당’이 된 셈이니까 야당으로서는 상대하기 쉬운 상대를 만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도 호남의 민심을 위한 지원책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역사상 최초로 호남 출신 당 대표가 탄생했다”며 “전날 손금주 대변인을 통해 축하 논평을 했고, 오늘 오전 7시에 이 대표와 통화했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 대표가 호남 출신임을 강조하고 “박 대통령은 차기 개각에서 반드시 전북 출신을 발탁해 전북도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면서 “이 대표도 이 점을 강력히 건의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전북도의회로 찾아가 이같이 말한 것은 새누리당 최초로 호남 출신 당 대표가 선출된 것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동안 “당 대표가 되면 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어올 자신이 있다”고 말해 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의 민심을 단속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정현 대표는 전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해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