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떡이 더 커보이고 남의 잔디밭이 더 싱싱해 보이는 게 진리라지만 실상도 과연 그런지 알아볼 절호의 기회가 될 거야.’ (p56)

[뉴스천지=송범석 기자] <내 인생 맘에 안들어>는 남부러울 것 없이 잘나가는 기혼녀와 미혼녀의 ‘라이프 스와핑’을 그린 소설이다. 두 여자가 남편을 바꾸는 게 아니라 ‘생활’ 자체를 바꾼다는 점에서 상당히 신선하다.  

화려한 싱글 여성 비키 타운 즐리는 영국 최고의 여성잡지 <포이즈!>의 특집팀장을 맡고 있다. 멋진 직업에 근사한 아파트, 외로울 때마다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남자친구도 있지만 그녀에게는 큰 고민이 있다. 바로 단란한 가정을 얻는 것.

20대 때만 해도 그녀의 주위에는 남자가 끊이질 않아 ‘남자는 많은데 시간이 없다’는 푸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나 30대 중반이 되고 보니 괜찮은 남자들은 전부 ‘품절남’이 되어버렸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사는 주위사람들의 모습에 멋진 남편과 함께 전원주택에 사는 일만을 갈망하게 된다.

비키와 달리 엠버 윈슬로는 기혼녀다. 어릴 때 갖은 고생을 다했지만 자수성가한 타입이다. 유능한 변호사의 길을 걷다가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신분상승의 길을 열어준 남편을 만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의 삶을 살아간다. 이름만 대면 아는 명문 가문의 며느리에 돈다발로 꽃꽂이를 해도 될 정도로 부자지만 하루종일 보채는 아이들과 지루한 주부 생활에 인생의 헛헛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엠버는 <포이즈!>에서 런던의 멋쟁이 싱글기자와 생활을 바꿔 살아볼 기혼녀 독자를 구한다는 기사를 보고 응모를 하게 된다. 그리고 엠버와 비키은 완전히 뒤바뀐 생활 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내 인생 맘에 안들어>는 여성들의 허영심과 욕망을 발랄한 문체에 담아 신랄하게 드러낸다. 모든 여성들이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일을 독특한 소재로 풀어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는 재미와 묵직한 교훈을 던져준다.

이 책은 결국 바뀐 삶 속에서도 자신의 욕망을 채우질 못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면서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이 결코 싱겁거나 지겹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제인 그린 지음 / 황금부엉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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