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무성 의원. (연합뉴스)

[뉴스천지=전형민 기자] 한나라당의 친이계와 친박계가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가 늦어도 이번 주 중으로 ‘중진협의체’를 발족하고 막판 중재에 나서기로 해 세종시 정국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해법이 중진협의체에서 나오면 한나라당의 갈등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지만 반대로 ‘세종시 의원총회’에서처럼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게 된다면 친이계와 친박계는 갈등의 악화일로를 걷게 돼 당이 심각한 분열 위기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중진협의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고 앞으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논의해 봐야 한다”며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늦어도 이번 주에는 중진협의체를 구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의 찬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친박계도 일단 중진협의체에 참여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협의체는 이번 주 중으로 정상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이계와 친박계는 물론 중립성향의 중진들까지도 두루 포함하는 중진협의체는 향후 세종시 논의의 방향과 절차 문제는 물론 그간 의원총회를 통해 제기된 김무성 의원의 ‘7개 독립기관 이전안’을 비롯한 다양한 절충안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토의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진협의체에 대한 계파 간 시각차가 너무 커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친이계는 수정안 관철을 원칙으로 하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수정안 취지의 큰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절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친박계는 친이계의 이 같은 절충안 역시 ‘수정안의 아류’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친이계의 핵심 의원은 “큰 원칙을 손대는 것이 아니라면 수정안을 수정할 수도 있는 만큼 친박도 ‘수정안 절대불가’라는 경직된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친박계 핵심 의원은 “어떤 특정한 결론을 내기 위한 협의체가 아니라고 하는 만큼 일단 참여는 하겠지만 절충안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친이계는 중진협의체를 통한 막판 절충이 무위에 그칠 경우 늦어도 이달 중으로 의원총회를 재소집해 당론변경을 위한 표결절차를 강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친박의 강력 반발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양측은 중진협의체와는 별개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이르면 다음 주 국회에 공식 제출되면 다시 한 번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중진협의체를 통해 논의를 계속하기로 한 만큼 계파 간 직접 갈등은 잠시 소강 국면을 보일 수 있겠지만 내주 수정안 국회 제출을 계기로 양측이 다시 한 번 논리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며 “중진협의체의 결과에 따라 친이와 친박이 서로 다른 양 극단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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