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예진.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과감한 연기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손예진이 이번엔 비운의 삶을 살았던 덕혜옹주가 됐다. 영화 ‘덕혜옹주’는 역사의 격랑 속에 비운의 삶을 살았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년 덕혜옹주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2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예진은 “개봉 앞두고 참 떨린다”고 말했다. 인터뷰 자체도 지난 6월 개봉한 ‘비밀은 없다’ 인터뷰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손예진은 “단지 영화가 잘되고 이런 것이랑은 다른 것 같다. 마음이 경건해진다”며 “몰입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애착이 남다르다”고 고백했다.

연기 몰입도가 높은 손예진은 의외로 역할에서 빨리 빠져나온다. 그는 “보통 시간이 지나면 빨리 잊어버려서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근데 제작보고회와 시사회에서 짧은 영상을 볼 때부터 울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데 마음이 아팠다. 지금도 영화를 생각하면 울컥한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상상한 인물이 아니다보니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사명감도 있고, 내가 잘 표현해서 넋을 기려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엄청난 업적을 남긴 인물은 아니지만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없어 수동적인 삶을 살았던 한 여자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 손예진.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손예진은 권비영 작가의 소설 ‘덕혜옹주’를 통해 덕혜옹주를 알게 됐다. 그는 “서점에 우연히 갔다가 베스트셀러 책이 있어서 그때 처음 덕혜옹주라는 존재를 알았다”며 “허진호 감독님이 영화화 한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 봤다. 되게 안 어울리면서도 너무 신선했다. 여배우로서 여자의 일대기를 그린 이야기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작이 연기되는 것을 보고 계속 각색을 하시나 보다 생각했다. 한 영화제에서 감독님이 ‘예진아 한번 보자’ 그랬다. 그게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며 “이후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여배우로서 한 여자의 일대기를 그린 이야기 굉장히 흥미로웠다. 영화화된다는 것도 좋았고 특별했다. 되게 운명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역사적인 인물이고 일대기라서 재미를 위주로 만들 수 없는 작품이에요. 그렇다 보니 흥행 이런 것을 떠나서 하고 싶었어요.”

손예진은 “실제 덕혜옹주가 어떻게 살았는지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 이방자 여사님의 회고록에서 나오는 덕혜옹주는 겉모습만을 담고 있다”며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다른 지점이 있다. 진짜로 덕혜옹주가 겪은 일을 담으려고 했다. 영화적으로 각색한 부분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너무 말이 안 되게 미화시킬 수 없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 손예진.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끊임없는 연기 변신을 하는 손예진. ‘손예진이 손예진을 넘어섰다’는 기자의 평에 손예진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렇게 인생작이라는 표현도 해주시고, 연기적 호평을 많이 해주신 것은 처음이다”며 “보통 영화를 찍으면 그래도 어느 정도 나뉘는데 이번에는 좋게 써주셔서 그것만으로도 뿌듯함이 있다”고 말하며 쑥스러워했다.

“마지막 공항 장면 찍을 때는 촬영을 오신 분들이 모두 그 분위기에 젖었어요. 조감독님이 ‘우리 영화는 이런 영화고 덕혜옹주님이 30여년 만에 귀국하는 장면이다’고 설명했는데 그때부터 보조출연자분들이 우시더라고요. (라)미란 언니도 제가 촬영하는 장면부터 계속 울었어요. 6시간이라면 6시간 동안 운 셈이죠. 언니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는 강제 유학, 강제 결혼 등 가혹한 삶을 살았다. 한 사람의 일생을 겪은 손예진은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여자의 일생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조선에서 가장 사랑받던 옹주님이 그 역사 속에서 처절하게 살다가 잊혀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적보다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최고의 흥행작이 될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