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아직 대학생이던 삼년 전, 후카세와 네명의 세미나 수업 동기들은 같이 여행을 떠났다.

사실 취업 전쟁이 한창인 데다 지원한 회사에서 불합격 통지까지 받은 참이었지만, 후카세는 소심하고 존재감 없던 자신에게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기 싫어 쭈뼛쭈뼛하면서도 다소 들뜬 마음으로 여행에 합류했다.

하지만 여행 중 불의의 사고로 히로사 와가 짧은 생을 마감하고, 그 후 친구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그날 일에 대해 입을 꾹 다물어버린다.

예리한 필치로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그려온 미나토 가나에 작가. 이번엔 불편한 추리소설의 여왕답게 충격적인 전개로 인간의 민낯을 폭로하듯 발가벗기는 ‘리버스’로 한국 독자를 찾는다.

작품의 중요한 소재인 커피처럼 미나토 가나에 손을 거치면 강렬하고 인상적인 풍미를 풍기는 작품이 완성된다. 이 책은 진한 커피의 끝 맛처럼 씁쓸한 맛을 볼 수 있다.

 

미나토 가나에 / 비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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