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자고 나면 새로 불거지고 있다. 도대체 우병우 수석의 실체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수많은 의혹과 추측들이 쏟아지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하지만 특별감찰관의 감찰과 검찰 수사가 시작됐으니 조만간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실세라고 대충 넘어간다면 정치권은 물론이요, 여론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임기 말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드러난 의혹은 철저히 그 진실을 가려내야 한다. 특히 특별감찰관은 이번이 첫 사건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있으나마나한 특별감찰관 제도라는 비난을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병우 수석에 대한 문제 가운데 특히 의경으로 복무 중인 아들 우아무개 상경에 대한 문제도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단순히 법률적 잣대로만 따질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더라도 상식 밖의 일이 너무 많다. 심지어 지금 이 시간에도 두꺼운 방어복을 입고 시위 현장에 투입된 의경들, 한낮 뙤약볕에서 꿈쩍 않고 서 있는 의경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 상경 문제를 이대로 넘길 수 없을 것이다.

우 상경은 입대 전 친박 실세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물론 그 실세 의원도, 우병우 수석도 몰랐다고 한다. 상식 밖의 일이다. 자신의 귀한 아들이 국회에서 인턴을 하는데도 아버지는 관심조차 없었다는 것일까.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젊은이가 누군지에 대해 국회의원은 아무런 관심조차 없었다는 것일까. 거짓말치고는 아주 고약하다. 이 땅의 아버지들과 국회의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없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우 상경은 의경으로 입대했다. 그것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일하다가 두달여 만에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국민의 눈으로 본다면 이 또한 특혜가 아니고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심지어 경찰 내부의 규정까지 어겼다. 게다가 우 상경을 발탁한 경찰간부는 그 후 승진까지 했다. 물론 모든 것이 우 상경 문제의 연장선에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혜 의혹이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은 침묵하고 있다. 관련 사안을 조사해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상부도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이 또한 우병우 민정수석 때문인가. 청와대와 정부에 크고 작은 사정기구가 많지만 마치 모든 것이 멈춰선 듯 하다. 이젠 그나마 특별감찰관의 의지를 믿어 볼 수밖에 없게 됐다. 철저하게 조사해서 신상필벌의 기강을 세워야 한다. 비록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청춘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대부분의 우리 젊은이들을 또다시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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