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정치평론가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당대표 경선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여야 모두 ‘거물급’ 후보가 없다보니 ‘도토리 키재기’라는 평가도 있지만 내년 대선정국을 주도해야 할 원내 1, 2당의 대표 선출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크다. 게다가 여야 모두 ‘비상체제’가 아니던가. 따라서 차기 지도부는 강력한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까지 바꿔야 할 막중한 임무까지 부과 받은 셈이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차분하다 못해 냉랭하다. 답이 나와 있는 것일까. 아니면 누가 돼도 별 볼일 없다는 판단일까. 오히려 여론의 싸늘함에 더 신경이 쓰인다.

패권정치, 그 최후가 궁금하다

새누리당 당권 경쟁의 핵심은 친박 패권세력의 대표 주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정현, 이주영 의원 등이 있지만 친박 패권세력의 주류는 아니다. 최경환, 서청원 의원이 나서려 했던 것도 이런 배경이다. 막판까지 홍문종 의원이 저울질을 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보니 친박 주류세력이 누구를 밀지도 고민해야 할 상황이 돼 버렸다. 물론 그들이 민다고 해서 당원과 국민이 덩달아 박수를 보내지도 않을 것이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이다. 이는 친박 패권세력이 사실상 몰락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뭘 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민주 당권 경쟁의 핵심은 친노(친문) 패권세력이 이미 당내 주도권까지 장악했음을 웅변하고 있다. 막판에 비주류 이종걸 의원이 가세해서 친노 패권세력의 사실상 들러리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더민주 당권의 향배는 친노 패권세력의 손에 달려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너도나도 문재인 전 대표 측을 향해 구애하거나 앞 다퉈 봉하마을을 찾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다만 친노 패권세력이 전대를 앞두고 세 결집을 시도할지,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 줄지는 미지수다. 물론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이라는 말이 있듯이 누가돼도 문재인 측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혹여 ‘전략적 산물’로 이종걸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 한들 그 또한 친노 패권의 범주 안에 있을 뿐이다. 친노 패권세력의 지원 없이는 하루도 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권의 친박은 사실상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음을 지적했다. 서청원 의원의 지난 27일 만찬은 그 슬픈 전주곡일 뿐이다. 여론을 등지고 그들만의 기득권을 틀어 쥔 채 반복됐던 안하무인격의 언행은 이제 청산해야 할 적폐일 뿐이다. 국민과 싸워 뭘 얻겠다는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마저 이제 1년 반 정도뿐이다. 반대로 야권의 친노는 사실상 더민주의 천하통일을 이뤘음을 선포했다. 말 그대로 ‘이래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야당을 두 동강 내고 그 연장선에서 당내 패권을 다시 틀어 쥔 친노 패권세력, 과연 그들의 끝은 어디일까. 패권정치에 저항하고 절망하는 국민들의 ‘분노’를 그들은 아직도 모르는 것일까. 친박 패권세력의 몰락은 남의 얘기가 아닐 것이다. ‘이래문’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 친노 패권세력은 이 불편한 시선마저 그들 편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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