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구름 내려앉은 울산 남구 일대. ⓒ천지일보(뉴스천지)

각종 산업시설 밀집해 불안 가중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부산에 이어 울산에서도 가스냄새와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랐지만 원인을 찾지 못해 지진전조 등의 온갖 추측과 괴담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울산은 석유화학공단과 고리원전, 인근 앞 바다에 가스플랜트 시설 등이 있어 울산시민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와 소방본부는 유관기관과 신고 집중지역인 남구 일대의 가스를 측정하고 악취 등을 조사했으나 특이사항을 찾지 못했다. 울산석유화학공단도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했으나,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 49분께 울산 울주군 온양읍 한 아파트에서 최초 신고가 발생했고 일대에서 22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23일은 남구 야음동, 선암동, 달동, 신정동에서 22건, 24일은 동구와 북구에서 각각 1건씩 외 3건의 신고가 잇따랐다. 25일 낮 12시까지 3건의 신고가 더 들어왔고 총 52건이 접수됐다.

▲ 지난 22일 오후 3시 49분에 최초 가스냄새 신고가 들어온 울산 울주군 온양읍 대안리 일대. ⓒ천지일보(뉴스천지)

지난 22일 최초 신고지역인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 사는 박영석(18)군은 25일 “22일 오후 3시 45분이 넘어서 친구들과 마트 옆 골목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스냄새가 강하게 났다. 온산공단에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몇 분간 길을 가면서 계속 냄새가 났고 오늘(25일) 학교에서 선생님도 ‘가스냄새가 학교에서도 났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공단 쪽에서 일하는 정모(55)씨는 “공단의 특유의 냄새가 바람을 타고 자주 이곳으로 오는데, 이번 경우는 자연현상은 아닌 것 같고 비가 오면 폐기물 방류를 하려고 했다가 업체의 계산 착오로 그런 냄새가 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역한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공단에서 관리를 잘해야 하고 시민 안전에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구 선암동에서 5년간 살았다는 설모(36)씨는 “지난 23일 저녁 6시쯤 걸레가 썩는 것 같은 매스꺼운 악취가 났고 매번 악취로 인해 머리가 아프고 창문을 닫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25일 오후 비 내리는 울산 남구 상개동 울산석유화학단지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울산시소방본부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일시적인 가스유출 등은 기계로 측정해 잡아낼 수 있지만 바람이나 공기 중에 희석되면 원인을 찾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비상시에는 인근공단 등을 집중적으로 수색해 발빠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시 환경과 관계자는 “당시 악취 신고로 남구 순찰을 돌았고 공단 내 악취 모니터링 시스템을 분석해 보니, 별다른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은 국가산업단지와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어 하절기에는 악취가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유입될 수 있다”며 “악취종합사무실을 운영해 주말에도 순찰하는 등 시민의 민원 해소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환경부, 산업부 등과 회의를 열고 가스 냄새 관련 대책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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