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자. (제공: 네마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호주의 성공한 영화감독 겸 사진가인 ‘트레이시 모팻(Tracey Moffatt)’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8월 4일~12일 개최되는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네마프)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명한 영화감독이자 미술가,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트레이시 모팻 회고전’이 열린다.

호주 원주민 출신인 ‘트레이시 모팻’은 원주민에 대한 편견과 인종과 성에 대한 탄압, 사회적 소외 문제들을 권력에 대한 전복적 시각을 바탕으로 영화, 미술, 사진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 표현해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호주 대표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트레이시 모팻 회고전’에서는 ‘트레이시 모팻’ 감독의 10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트레이시 모팻’의 작품이 간간이 한 작품씩 소개된 적은 있으나, 주요 대표 작품 10작품이 한 자리에서 기획,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하늘 위에서. (제공: 네마프)

이번 ‘트레이시 모팻 회고전’에서는 상영되는 작품은 다음과 같다.

1. 신들리다(BeDevil, 1993, 90분)

트레이시 모팻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 ‘신들리다’는 그의 유년시절 가족들에게 들은 유령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과거와 기억에 홀리는 등장인물들이 출연하는 3부작을 구성됐다. 1부 ‘미스터 척’은 어린 소년이 미국 군인 유령이 출몰하는 늪지대에 매료되는 이야기를 한다. 2부 ‘츄추추추’는 이상한 사건들이 생기는 철로에서 생활하는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모팻이 직접 연기를 한 엄마는 과거 일어났던 비극의 공포를 다시금 느끼며 밤마다 철로에 이끌린다. 마지막 편인 ‘러빙 더 스핀’은 한 여자가 죽은 아들을 위한 기도를 계속하기 위해 집주인의 퇴거 통지에 저항하는 과정을 담았다.

2. 나이스 걸(Nice Coloured Girls, 1987, 16분)

이 영화는 호주 원주민 여성들의 착취 역사를 참신한 방식으로 대담하게 그렸다. 개척자와 원주민 여성의 첫 만남을 현대 도시에서 애써 생활하는 원주민 여성들의 모습과 병치시켜 대조한다. 억압과 강제적인 침묵이 의식을 형성함을 인지하는 호주 원주민 여성들의 시각을 음악, 이미지 그리고 화면 속 텍스트들을 통하여 보여준다.

3. 어둠 속의 비명: 전원의 비극(Night Cries: A Rural Tragedy, 1989, 18분)

중년의 원주민 여성이 고립된 농가에서 그녀의 죽어가는 백인 어머니를 간호한다. 입양 된 딸은 친절한 행동을 통하여 적대감을 감추려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원주민 아이들이 강제로 백인 가정에서 자라야 했던 과거 호주의 동화정책을 암시한다. 이 삭막하고 감각적인 드라마는 원주민 출신 기독교 가수의 부드러운 노래와 함께 강렬한 배경 속에서 대사 없이 펼쳐진다. 모팻의 첫 35㎜ 영화는 보기 드문 시각적 효과와 정서적 힘을 보여준다.

4. 헤븐(Heaven, 1997, 28분)

저명한 감독이자 사진작가인 트레이시 모팻의 이 비디오는 전통적인 욕구의 표현을 남성의 육체를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여성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헤븐’은 욕실에 오고 들어가며 수영복을 갈아입는 건장한 서퍼들을 몰래 녹화한 화면에서 시작한다. 사운드 트랙이 바닷소리에서 남성의 구호 소리로 바뀌면서, 모팻은 멋을 부리며 마초처럼 행동하는 남성을 유혹하거나 놀리기 위해 다가간다. 이 작품은 일상에서의 성 역할, 관음증, 권력 등을 재치있게 영화로 남긴 기록물이다.

5. 화면조정(Lip!, 1999, 10분)

흑인 여성에게 주어지는 헐리우드의 단골 배역은 가정부이다. 트레이시 모팻의 비디오 콜라쥬는 흑인 여배우들의 출연이 한정적으로 허락되었던 좁은 문턱의 할리우드를 보여준다. ‘화면조정’은 1930년대 영화부터 현대 영화까지 저평가된 흑인 여배우들과 인기 있던 백인 조연배우들이 출연한 장면들을 모았다. 모팻과 힐버그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여전히 퇴보된 시각으로 흑인 캐릭터와 백인 캐릭터를 그려내는 충격적인 현실을 친숙함과 유머를 통하여 강조한다.

6. 예술가(Artist, 2000, 10분)

여러 할리우드 영화에서 예술가가 묘사된 장면들을 편집하여 만든 작품. 할리우드 고전영화부터 텔레비전 시트컴에 이르는 다양한 영상 이미지를 통해 예술과 예술 창작 과정, 예술가에 대해 고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 어둠 속의 비명-전원의 비극. (제공: 네마프)

7. 혁명(Revolution, 2008, 14분)

‘혁명’을 주제로 한 영화 몽타주를 생각하자마자 나는 즉시 영화 속 히스테리와 공포의 순간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웅장한 방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돈 많고 아름다운 사람들. 충성. 문과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폭도'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극도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류층 사람들. 그림자와 횃불. 보석을 숨기는 여자들.

8. 아더(Other, 2009, 6분)

‘타자’는 여러 영화 장면들을 편집해 다른 인종 사이의 끌림을 만들어낸다. 말론 브랜도가 타히티 섬의 여성을 응시하고,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사만사가 라커룸에 있는 흑인 남성을 유혹한다. 응시와 접촉으로 구성된 7분. 매우 즐겁고, 유쾌한 작품.

9. 마더(Mother, 2009, 20분)

‘스텔라 달라스(1937)’에서 ‘에일리언(1986)’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 영화들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엄마의 이미지를 탐구하는 영화 몽타주.

10. 하늘 위에서(Up in the Sky, 제인 콜(Jane Cole), 1998, 26분)

‘하늘 위에서’는 신디 셔먼에 비견되는 호주의 사진작가 트레이시 모팻에 의해 창조된 대우주가 보인다. 호주 탈식민지의 아방가르드의 중요한 인물인 모팻은 ‘신들리다’ ‘나이스걸’ ‘어둠속의비명’ 과 같은 모팻의 작품들은 그녀가 가진 토착민들의 유산과 권력, 인종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최근에는 그녀는 파솔리니와 매드맥스 필름들만큼 다양한 자료를 이용하여 활동하고 있다. 모팻과 그녀의 작품들을 통찰력 있게 그려낸 제인 콜의 다큐멘터리는 트레이시 모팻에 큰 흥미가 있는 누군가에게나 귀중한 지침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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