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잉원 대만 총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대만은 하나의 국가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만은 하나의 민주주의 국가라고 역설하면서 ‘92공식(九二共識)’을 처음으로 공식 부인했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관계 유지 차원에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말한다.

인터뷰에서 차이 총통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에게 92공식을 수용하는 시한을 제시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만 정부는 국민의 뜻에 거스르는 조건을 토대로 한 기한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 5월 취임 이전부터 중국이 요구한 92공식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회피해왔었다. 때문에 차이 총통이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을 내비칠 것이라는 예측은 있어왔지만 이번을 계기로 중국이 대만과의 반감정이 거세질 것이란 분석이다.

차이 총통은 미국이 1979년 중국인민공화국을 중국 대표로 인정하고 대만을 독립체(entity)로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인터뷰에서 차이 총통은 “미국에서 규정한 독립체가 어떤 의미인진 모르겠지만 대만은 하나의 국가이며 민주주의 국가를 지키고 있다”고 답했다. 또 대만이 국제 사회에서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좀 더 유연성 있게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관계 문제를 다뤄주길 기대한다”고 주문하면서 “내가 민주주의 국가인 대만을 이끄는 지도자임을 인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 취임 후 양안 간의 소통이 단절된 게 아니냐는 말도 많았다. 이에 대해 차이 총통은 “양안 간에는 공적, 사적 소통 체계가 있다”며 오해를 일축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92공식을 인정하고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예로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馬曉光) 주임은 “92공식과 핵심 가치를 지키는 것이 평화롭고 안정적인 양안 관계의 발전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맞받아쳤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중국과 대만의 자주권 신경전으로 인해 ‘쯔위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대만 출신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가 국내 예능프로그램 생방송에서 대만국기를 든 것을 계기로 중국인민공화국 측이 쯔위가 속한 트와이스와 소속사 JYP 엔터테인먼트의 중국 활동을 중지하라는 보이콧을 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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