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팽팽한 대립을 거듭하던 한나라당의 친이계와 친박계가 마침내 ‘토론’이라는 외나무다리에 섰지만 쉽사리 결론은 나지 않는 상황에서 나흘째 열린 25일 의원총회를 통해 ‘절충안’이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친이계와 중도파 의원들이 절충안 여론을 띄우고 친박계는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며 심리적으로 토론과 거리를 두는 형국이다.
25일 의총에서 유정현 의원은 “절충안을 만드는 것이 당과 이명박 대통령, 또 우리의 큰 자산인 박근혜 전 대표를 위하고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며 “끝까지 합의안 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 ‘절충안’에 대한 재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강석호 의원도 “지방에 가면 ‘한나라당 깨지라’고 한다. 잘 설득해서 절충안으로 가야 한다”며 “수정안과 원안, 중재안을 모두 함께 생각하면 좋지 않겠냐”며 힘을 실었다.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나라당 내부에서 세종시 절충안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강경한 입장의 친박계 의원들과 최대한 타협점을 모색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론 표결 대결을 염두에 두고 중립 의원들의 표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친박계의 ‘세종시 원안 고수’의 의지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총 첫날인 22일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세종시 원안추진이 당연한 이유’라는 유인물을 의총장인 국회 예결위회의장 앞에 비치했다.
유 의원은 유인물을 통해 “대선 공약을 통해 세종시에 대못을 박아 놓고 이를 뽑겠다고 하는 것은 제 집을 제가 부수겠다는 것이고 이 집을 부숴 버린 한나라당에게는 다시는 국민 어느 누구도 집을 지어 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종시 원안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김정권 의원은 미리 배포한 발언 요지를 통해 “당의 큰 자산이요 유력 대권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어떤 경우에도 상처받아서는 안 되고 임기 반환점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큰 상처를 받아서도 안 된다”며 “당 중진들이 나서 6인 회의건, 8인 회의건 아니면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됐건 의총 논의를 반영해 상생의 결론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청와대 박형준 정무수석은 25일 출연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역지사지의 생각을 갖는다면 의견을 모을 수 있고 지금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최대한 합의해서 문제를 풀도록 노력하되 벽에 막히면 민주주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해 당론 표결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