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에 대한 대숙청을 예고한 가운데 이를 풍자한 그림을 한 네티즌이 트위터에 게재했다. (출처: 트위터)

쿠데타 동조한 군부·사법 인사 등 3천여명 체포…각국 법치촉구

[천지일보=이솜 기자] 터키 정부가 쿠데타에 연루된 군인 3000여명을 체포, 군부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과 숙청예고에 이어 사형제 부활까지 거론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쿠데타 후폭풍으로 또 다른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며 터키에 법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지 언론과 CNN, 연합뉴스, 뉴시스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현재 쿠데타와 연관돼 체포된 군인이 총 2839명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보복’ 천명에 따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지지자들은 군인들을 잡아 그 자리에서 참수하고 있다.

여기에 터키 정부는 쿠데타에 동조한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도 체포하고, 판사 약 2745명을 해임한다고 밝혔다.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가운데)은 16일(현지시간) 오전 이스탄불에서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대통령궁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군부 쿠데타를 "실패한 쿠데타"로 규정하고 집권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출처: 뉴시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와 정당들이 사형제 부활이 합리적인지를 놓고 논의를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터키에서 금지된 사형제의 부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터키 정부가 쿠데타에 대해 이같이 대대적인 보복을 단행하고 있는 이유는 법조계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 동조자가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의 배후로 미국으로 망명한 귈렌을 지목, 귈렌을 터키로 넘길 것을 미국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귈렌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쿠데타가 에르도안 대통령이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작극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같이 숙청의 피바람이 불자 국제사회는 터키 정부에 법치에 따른 대처를 주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유럽안보협력기구 역시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디언은 16일자 논평기사에서 “총리와 대통령으로서 자신에 반대하는 세력을 가차 없이 처단해왔던 에르도안이 이번 쿠데타를 군부 숙청을 위한 ‘신의 주신 기회’로 삼으려 한다”며 “만약 에르도안이 이번 사태를 이용해 정적에 보복하려 들 경우 모처럼 얻은 국민과 세계 각국의 지지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터키의 수도 앙카라시내에서 16일(현지시간) 많은 시민들이 터키 국기를 들고 나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도 “터키 정부가 쿠데타군에 대해 승리를 선언했지만, 이는 터키 민주주의의 승리는 아닐 수 있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쿠데타를 정적 제거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일어난 터키 군부의 쿠데타로 약 192명이 사망하고 1400명 이상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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