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순감옥에 수감된 한국인 지사(제공: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이사장 변녹진)이 15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여순감옥 특별 기획전시 ‘고난과 항쟁’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여순감옥구지박물관이 한국에서 최초로 하는 전시다. 전시는 제국주의 국가가 식민통치를 위해 설치한 감옥을 중심으로 한·중 항일역사를 소개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했던 양국 애국선열의 독립에 대한 염원과 자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활동을 알아보기 위한 자리다.

◆제국주의 침략과 자유와 평화의 상징 여순감옥

금번 전시 ‘고난과 항쟁’전은 1900년을 전후한 시기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와 제국주의의 침략을 감옥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중국 요동반도 끝인 여순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이 일어났던 지역으로, 러시아의 남하정책과 일본의 대륙침략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러시아는 대련의 식민통치를 위해 여순감옥을 짓기 시작했고, 러일전쟁(1904) 이후 일제가 여순을 점령하면서 확장해 사용했다.

이 감옥은 제국주의의 침략에 저항하는 한·중 독립투사들을 수감해 고문, 강제노역, 사형 등의 인권폭력을 일삼았던 곳이다. 하지만 옥중 탄압에도 한․중 애국지사들은 굽히지 않아 자주독립정신과 인류애가 살아 숨 쉬는 장소였다. 나아가 전 세계에 자유와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현장이다.

◆여순감옥 수감된 무명의 한국 애국지사 발굴

여순감옥은 안중근 의사, 신채호 선생이 순국한 장소로 유명하다. 최대 2000여 명을 수감할 수 있는 규모로 중국에서도 일제에 끝까지 저항한 수많은 독립투사가 수감됐다.

이번 전시 제2코너에서는 일제탄압을 고발하는 중국 항일열사와 참회하는 일본인들을 살펴보고, 제3코너에서는 뜻을 굽히지 않았던 한·중 독립투사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활동상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순감옥 수감 한국인 독립운동가 최홍식, 유상근, 박희광, 황덕환, 채세윤, 박민항 등의 애국지사를 발굴해 소개함으로써 국외 독립운동을 알리고 무명의 애국지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다 할 수 있다.

◆유물 기증으로 교류 확대와 학술자료 축적

특별 기획전시를 위해 중국 여순감옥구지박물관에 여순감옥 도면, 감옥규칙, 재소자 식기, 회고록 등 다양한 자료를 서대문형무소에 기증해 전시한다. 여순감옥 상수도면은 당시 사형장의 위치가 표시돼있는데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곳이다. 재소자 식기는 수인복과 함께 열악했던 감옥생활의 모습을 보여주며, 여순감옥에서 근무하였던 일본인 소장의 자술서와 일본인 관리의 회고록을 통해 일제의 잔혹한 통치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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