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마닐라 중국 영사관 앞에서 12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침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상설중재재판소는 이날 남중국해 영유권과 관련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국제중재 판결을 앞두고 중국과 필리핀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12일 AP통신, 필리핀 현지 매체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각 정부뿐 아니라 국민들이 나서 지지를 호소하고 상대 국가에 항의하는 시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이 상설중재재판소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히고 있어 판결 후에도 이 같은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자국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최근 인민해방군에 전투준비태세를 명령한 것으로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쉰에 따르면 시 주석의 명령으로 남부전구(戰區)는 이미 1급 전쟁준비태세에 들어갔으며 남해함대와 로켓군, 공군은 전쟁 직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국 언론들은 전면적인 선전 공세에 들어갔다. 관영 관찰자망은 남중국해 관련 보도에서 “현재 최소 66개 국가의 원수, 총리, 외교부, 외교장관, 국방장관 등이 중국의 남해(남중국해) 입장을 지지한다는 명확한 표시를 했다”며 “이런 위세는 상대(필리핀 등)를 훨씬 압도한다”고 전했다.

이날 필리핀 마닐라 중국 영사관 앞에서는 마닐라 시민들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침범 항의 시위를 벌였다.

또한 필리핀 네티즌들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중국(China)은 남중국해에서 떠나라(Exit)는 뜻을 담은 ‘첵시트(CHexit)’ 운동도 벌이고 있다.

필리핀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첵시트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반중 캠페인을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중국은 필리핀 영토에서 나가라”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 같은 항의가 거세지자 반(反) 필리핀 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염려한 주중 필리핀 대사관은 중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공개리에 남중국해에 대해 토론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필리핀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중국이 연일 국제법원의 판결에 불복할 것임을 시사한 만큼 필리핀 정부도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중국해 해저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잠수함 경쟁도 치열하다. BBC 방송,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 등 외신은 중국이 남중국해 환초, 인공섬 등 수면 위 통제권뿐만 아니라 해저 통제권도 확보한다는 목표에 따라 이 해역 주변의 잠수함 전력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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