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내정자가 13일 정식으로 취임한다. 사진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런던 총리관저에서 내각 회의를 마친 후 걸어가는 메이 당시 내무장관의 모습. (출처: 뉴시스)

26년 만에 英 여성총리 탄생
본격적인 EU 탈퇴 준비 돌입

“국민투표 번복하지 않을 것
탈퇴협상 시기는 시간 필요”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새 영국 총리에 오르는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이 이끄는 영국호(號)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데이비드 캐머런의 뒤를 이어 13일(현지시간) 영국 총리 자리에 오르는 메이 장관이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극에 달한 영국의 혼란을 잠재우고 안정적인 항해를 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에 오르는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메이 장관은 5선의 중진 의원으로, 지난 2010년 보수당이 정권을 되찾은 이후 6년째 내무장관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오래 전부터 차기 총리 후보로 꼽혀왔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메이는 차기 총리로 결정된 이후 11일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EU를 떠나면서 최선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세계에서 영국의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EU와의 협상이 시작되기 전까지 내각은 브렉시트 비상대책위원회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새 총리 임기가 10월께 시작될 것이라는 캐머런 총리의 공언보다 빠르게 후임 총리가 결정되면서 영국은 본격적인 탈퇴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 이후 약 3주 만이다.

메이 총리는 경선 당시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고 밝힌 바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국민투표 결과를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다만 그 절차를 개시하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연내에 발동하지 않고, 준비 기간을 갖게 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50조가 발동되면 협상시한 2년이 바로 시작된다. EU 다른 회원국들은 ‘빨리 나가’라며 재촉하고 있지만 아직 떠날 준비가 되지 않은 영국 입장에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민투표로 EU 탈퇴가 결정된 상황에서 영국을 이끌어가야 할 메이 총리의 어깨가 무겁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잠재울 각료를 선택하는 일이 가장 무거운 과제”라고 분석했다. EU와 이별 이후 영국은 전 세계 각국과 새로 양자 통상협정을 체결해야 하는 등 안고 있는 숙제가 산더미다. 이 같은 해결 과제들을 메이 총리가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그는 이날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해선 “국민투표는 EU 탈퇴를 위한 투표였지만 진지한 변화를 위한 투표이기도 했다”면서 “변화에 대한 대중의 욕구를 정부가 몰랐다는 게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평범한 근로 계층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을 시사했다. 메이 장관은 이날 오전 마지막 경선 유세에서 “보수당은 평범한 근로자들에게 봉사하는 당이 될 것”이라며 “소수 특권층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국 경제가 모든 이들을 위해 작동하도록 분명히 할 필요가 있지만 지금 영국 경제의 실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강하고, 새롭고, 긍정적인 미래 비전을 창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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