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상상과 공상의 차이점
[교육칼럼]상상과 공상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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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주 교수(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유아교육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남녀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모태범 선수가 16일 남자 500m 경기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딴 것에 이어 18일에도 남자 1000m 경기에서도 은메달을 수상하였다. 17일에 있었던 여자 500m 경기에서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서 또 한 번 세계가 놀란 것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두 선수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선수가 의외의 엄청난 성과를 거두자 모태범 선수의 500m 경기를 중계하던 스포츠 캐스터는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도 않았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상상하지 않았던 일이 기적과 같이 실현된 것이다. 그렇다면 두 선수의 올림픽 우승이 우연히 이루어진 것일까? 결코 그럴 수는 없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는 않았지만,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만은 피땀을 흘리면서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는 동안 한시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를 휘두르는 꿈을 버린 적이 없었을 것이다. 이 꿈은 상상과 오버랩되면서 두 선수에게 더욱 강한 의지를 가지게 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상상은 이루어내지 못할 것 같은 꿈을 실현시키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상상(想像; imagination)은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는 것을 뜻한다. 외부의 자극 없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언제나 그 목표를 마음과 머리에 떠올리면서 상상하는 일을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하는 특성을 가진다. 현실로 존재하지 않거나 현실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흔히 공상과 혼돈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상(空想; fantasy)은 전혀 실현성이 없는 원망(願望)을 충족하기 위한 심리이므로, 재생적 상상이나 기억적 상상으로 구분하면서 특히 현실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경험을 기반으로 그 경험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심상(心象)을 만들어 내는 창조적 상상과는 질적인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공상은 백일몽과 같이 현실적인 노력을 통해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일을 가상세계에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함으로써 스스로 만족감을 가지거나, 아니면 현실적으로 경험하는 실패에 대한 도피기제로서 작용하는 심리적인 특성이기 때문에 정도가 심하면 심각한 문제를 수반하게 된다. 그러나 상상(특히 창조적 상상)은 일상생활에서 꼭 달성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활동을 하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중요한 정신작용이다.

일생을 통해서 상상은 유아기 때 가장 크게 나타나며, 이 시기에 어떻게 상상력을 기르는가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상상력이 뛰어난 어린이는 자기주도적이며, 문제해결력이 강하다. 매사에 새로운 호기심을 보이며, 스스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더욱 풍부한 상상력을 기른다. 그런 반면에 상상력이 낮은 어린이는 지나치게 부모나 교사에게 의존하려고 하며, 해결 가능한 문제에도 자신 없어하고 단순한 암기력을 기르는데 익숙해 있다. 새로운 상황에 호기심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어린이나 교사, 부모가 하는 것을 그대로 모방하려고 한다. 수동적으로 부모나 교사의 지시에 따르는 어린이를 칭찬하면 어린이는 점점 더 의존적이고, 수동적이며, 모방적인 학습에 익숙해져서 창조적 상상력의 싹이 자라지 않게 된다.

오는 3월에 새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될 자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값 비싼 옷이나 학습용품이 아니라 새로운 꿈을 스스로 가지게 하는 상상력을 키워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상상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상상력은 거창한 시설이나 엄청난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좋은 선생님과 함께 많은 활동을 해 보면 되는 일이다. 자기 생각을 또래나 부모, 교사나 인형에게 이야기 해 보고, 상상하는 대로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며, 즐겁게 춤추고 노래하면 된다. 상상의 친구를 많이 가지고, 자신의 꿈과 희망이 담긴 상상의 세계를 무한히 키워가게 도와주면 된다. 맞고 틀렸다고 채점하는 학습지는 창조적 상상력의 싹을 자르는 잘못된 교육방법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유아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도 금물이다. 자유로운 상상놀이를 통해 유아기에 길러지는 창조적 상상력이 청년기나 성인기에 들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위대한 교육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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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아 2010-02-25 14:23:42
예전부터 신문기사나 사설을 읽을때마다 한두번씩은 꼭 우리나라 학생들은 창의력과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물론 다른 부분의 학습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창의성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유아기 때부터 아이의 창의성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기아가최고야 2010-02-24 22:55:43
현실이 되어야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