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5년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초기모습. (제공: 인천시) ⓒ천지일보(뉴스천지)

100여년 전 서양건축 한국에 맞게 재구성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에는 1900년 지은 한국 최초의 한옥 성당인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이 있다.

당시 성공회가 강화 선교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에는 영국의 해군력을 이용하고자 했던 고종의 의도가 작용했다. 고종은 지금의 해군사관학교라 할 수 있는 조선수사해방학당을 강화도에 설립하면서 1894년 영국 해군 대위 콜웰과 포병교관 커티스를 교수로 초빙했다.

이에 영국인들이 자연스레 성안에서 거주할 수 있게 됐고 영국성공회는 비교적 자유롭게 선교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성공회 선교사들은 1897년 6월 성 바오로 회당을 축성했고 갑곶에서는 고아원 형태의 학교와 진료소를 운영했다. 1898년 학교와 진료소가 성 바오로 회당으로 옮기면서 회당은 복음·교육·의료·선교의 중심이 됐다.

성바오로 회당의 역할이 커지자 트롤로프(Trollope, M, N) 주교는 지금의 자리에 방주 모양으로 터를 닦아 1900년 11월 15일 성당을 신축했다. 도편수가 백두산에서 벌채한 소나무를 자재로 성당을 지었으며 외부는 한옥 양식·내부는 한옥 자재를 사용하되 바실리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혼합한 모습이었다.

▲ 현재의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모습. (제공: 인천시) ⓒ천지일보(뉴스천지)

사적 제424호(2001년 1월 4일 지정)인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은 1900년 당시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당 건물은 정면 4칸, 측면 10칸의 2층 한옥 양식으로 지붕 위 용마루 양 끝에 십자가를 올렸다. 성당 뒤쪽에는 1903년 반가(班家)의 형식으로 만든 주교관이 있었으나 화재로 소실돼 1986년 신축해서 현재 사제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100여년 전 서양의 건축양식을 한국에 맞게 조성했던 강화성당의 사례를 통해 인천만의 문화와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며 “인천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는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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