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이쯤 되면 한국을 빙속 최강국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오랜 `효자종목' 쇼트트랙이 아니라 유럽과 북미가 판쳤던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국이 상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한국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이승훈(21.한국체대)이 깜짝 금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날까지 펼쳐진 스피드스케이팅 9개 종목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해 전통의 빙속 최강국 네덜란드(금 3,은 1개, 동2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놀라운 결과를 연출했다.

국가별 종합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조차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에 그쳐 한국에 훨씬 못미친다.

이런 성적은 4년 전 토리노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한국은 분단 이후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부터 참가했지만 이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따낸 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김윤만이 남자 1,000m 은메달, 토리노때 이강석이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밴쿠버올림픽에서 3명의 `07학번' 동기생들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

모태범과 이상화(이상 21.한국체대)가 최단거리인 남녀 500m를 석권한 데 이어 이승훈이 5,000m 은메달에 이어 `빙판의 마라톤'인 10,000m까지 석권해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특히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환한 지 7개월에 불과한 이승훈의 성장세는 코칭스태프조차 믿지 못하고 있다.

이날 12분58초55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12분대에 진입하며 종전 올림픽 기록(12분58초92)까지 0.37초나 앞당겼다.

10,000m 출전이 세번째에 불과한 이승훈은 지난 달 자신이 세웠던 한국기록(13분21초04)을 무려 21초49나 단축시키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 과연 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초미의 관심이다.

통통 튀는 신세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스피드 삼총사'는 이미 한국 빙상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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