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창녕 우포늪 생태체험장에서 3일 체험객이 쪽배를 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경남 대부분 지역에 장마가 계속되는 가운데 3일 오후 창녕에도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물 안개가 피어오르는 우포늪 생태체험장에서 체험객이 쪽배를 타기 위해 가족과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넓게 펼쳐진 체험장은 풀내음이 가득했다. 나비가 흰꽃에 앉아 잠시 쉬고 있었고, 생태체험장에는 백로가 날아들었다.

우포늪은 경남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 있는 232만㎡(70만평)의 광활한 늪지다. 이곳에는 480여종의 식물류, 62종의 조류, 5종의 양서류 등 수많은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수생식물 군락지에는 가시연꽃, 물옥잠, 부들이 열매를 맺고 있었고, 많은 물고기가 수면 위로 뛰어 올랐다. 그림 같은 자연 속에 우포늪은 여름휴가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라는 평을 받고 있다.

우포늪은 빙하기가 끝난 이후 기온의 상승으로 육지에 있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낙동강 주변 지형을 깎아 넓은 하천의 모습을 갖췄다. 낙동강 주변 하천에서 깎인 돌멩이나 모래가 강물과 함께 바다로 흘러들어 이곳에 물이 고이면서 우포늪이 형성됐다.

▲ 체험객이 새들처럼 날아보자며 점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1억 4000년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 생태학습장은 생태텃밭, 전통놀이, 야외학습장, 수생식물원, 다목적 잔디마당이 있고 쪽배 타기, 미꾸라지 잡기, 논고동·물고기 잡기 등의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우포늪 생태체험장은 이날 생기가 넘쳤다. 부산에서 아빠와 함께 온 최진서(12)양은 쪽배에 올라 동생과 연신 장난을 쳤다. 최익환(44)씨는 대나무로 만든 가래로 노를 젓고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최씨는 “우포늪은 주위가 깨끗하고 경치도 좋아 아이에게 자연을 보여주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쪽배 타기 체험은 내게도 색다른 경험이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스릴도 느끼면서 배를 직접 움직일 수 있다는 자체가 좋다”고 말했다.

쪽배를 타는 수면 아래에는 작은 수생식물의 씨앗이 물 위로 올라와 비가 올 때는 뿌리가 5m 이상 자란다.

가족과 함께 대구 달서구에서 온 박태상(45)씨는 “일이 바빠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지 못하는데 이곳에 와보니 아이들도 아내도 좋아해서 기분이 좋다”며 “책에서만 보던 곤충·잠자리를 아이들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포늪 생태체험장은 자연관찰 학습장으로도,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무척 좋은 곳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쪽배 타기를 마친 체험객은 노부호 농어촌체험지도사 설명을 들으며 수서곤충체험을 위해 이동했다. 노 지도사는 “우포늪에 1220종의 다양한 생명체가 있고 4개 늪의 이름으로 나누어진다며 “우포, 목포, 사지포늪, 쪽지벌”이라고 설명했다.

▲ 수생식물 채집에 나선 아이들이 뜰채로 고동을 잡으며 자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에 체험객은 우산을 준비했으며, 노부호 지도사는 비가 더 많이 오기 전에 체험을 마쳐야 한다며 미꾸라지 체험장으로 안내했다. 그가 작은 바구니를 나눠주며 미꾸라지 잡는 방법을 설명했다.

뜰채를 물속에 넣고 들어 올리자 우포에 살고 있는 백선엽(8)군이 고동을 잡았다고 소리쳤다. 이 광경을 본 부산에서 온 초등학교 2학년 다연양은 고동을 본 적이 있는지, 몇 마리를 잡았는지 되물었다.

굵은 빗방울이 쉴 새 없이 떨어지자 체험객은 바쁜 손놀림으로 바구니를 물속에 넣고 미꾸라지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개장한 지 이틀 된 창녕 우포늪 생태체험장은 7월 500여명이 예약된 상태다.

노기돌 사무국장은 “이곳을 체험객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며 “전통체험과 교과 내용을 연결해 교과서에서 배우는 부분을 현실화시켜 연계해 나가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 아이들이 우포늪 생태체험장에서 미꾸라지를 잡으며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는 “교과 내용을 통한 놀이 프로그램을 체험객에게 체화시키기 위해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 창녕 우포 생태체험장을 가려면 서울에서 3시간 40분가량 버스를 타고 창녕 터미널에 도착해 이곳에서 12번 버스를 타고 영신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도보로 10분 정도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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