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의 옛 시청사가 전날 방글라데시 다카 카페에서 일어난 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이탈리아 국기 색깔로 조명이 켜져 있다. 다카 카페 테러로 22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이탈리아인 9명이 희생됐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테러가 잇따르며 ‘테러 공포’가 다시 지구촌에 드리우고 있다. 

A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외교 식당가에서 벌어진 인질극으로 민간인 22명이 숨졌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터키 이스탄불 공항 폭탄 테러로 41명이 사망했고, 미국 올랜도 총기난사로 49명이 목숨을 잃었다. 3일(현지시간)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최소 12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이 같은 테러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발생하는 장소가 사람들이 많이 밀집하는 공항이나 식당 등 일상공간이라는 점이다. 무고한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이른바 ‘소프트 타깃(Soft target)’ 테러다.

또 이 테러들의 배후 대부분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자처하고 있다. 인도 영자지 데칸크로니클에 따르면 IS는 지난달 29일 자칭 건국 2주년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조직도를 공개했다 공개된 조직도에서 IS는 ‘(이슬람 신정 일치) 칼리프 국가를 선언한 2014년 6월 29일부터 2년이 지난 뒤’라고 밝혔다.

IS는 조직도를 통해 자신들의 세력 범위가 중동을 넘어 미주, 아시아까지 확대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중동 지역에서 입지가 좁아진 IS가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테러가 주로 지구촌의 화약고로 불리던 중동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세계 곳곳으로 확대되면서 테러 공포가 더욱 확산하고 있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라마단 기간에 이 같은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라마단은 이슬람의 5대 의무 중 하나로, 절제된 생활 속에서 이웃을 돌아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IS의 선동가들이 라마단 시작 이전 테러를 부추기는 모습들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슬람국가 건설을 앞세운 IS의 명분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부 무하메드 IS 대변인은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라마단 기간에 서구에서 테러를 하자. 지하디스트들이 행동해야 한다”고 테러를 부추겼다. 또 “라마단 기간에 순교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선동했다.

하지만 선행하면 다른 때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것으로 여겨지는 라마단 기간에 벌어지는 이 같은 폭력은 종교적 믿음을 왜곡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앙심이 없는 사람을 라마단 기간에 살해하면 더 좋다고 선동하는 이 같은 행위는 대부분의 무슬림에게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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