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타민] 아이의 구강기를 건강하게 보내게끔 하자!
[건강비타민] 아이의 구강기를 건강하게 보내게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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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

 

공갈 젖꼭지를 늘 빨고 있고, 자신의 손가락도 빠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들은 미소를 짓지만 한편으로는 왜 저렇게 빠는 행동을 보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하긴 엄마의 젖을 빨면서 크는 아이이기에 그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요한 행동이라는 것도 이해가 된다.

구강기란 무엇인가? 이는 프로이트가 제시한 발달 단계 이론에서 비롯된 용어다. 구강기는 태어난 직후부터 만1세 혹은 만1세 반 정도의 시기를 말한다. 구순기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말 그대로 입을 포함한 구강 조직의 자극으로부터 아이가 쾌감을 느끼는 시기다. 아이는 무엇인가를 빨고, 씹으며, 깨무는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본능적인 에너지를 방출하고, 긴장을 해소시키며, 나아가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아이가 자신의 본능적 에너지를 방출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떠나서 이 시기의 아이는 실제로 구강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반면에 다른 신체적 기능이 매우 미숙하기 때문에 구강기는 아이라면 누구나 다 거쳐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강기가 아이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시기가 아이 성격의 원천을 형성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일 아이가 구강기를 건강하게 보내고 잘 넘기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이 시기를 잘못 넘겨서 고착이 되면 구강기적 성격으로 성장하게 된다. 구강기적 성격은 자기중심적이고, 의존성이 심하며, 미숙하며, 수동적이며, 먹거나 마시거나 말하는 행동에 치중하는 특징을 보인다. 알코올 중독도 잘 생길 수 있다. ‘핵주먹’이라는 별명이 있었던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이 시합 도중 열세에 몰리자 상대방 선수의 귀를 물어뜯은 행동이나 우루과이 축구 스타 수아레스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와의 경기 도중 이로 다른 선수를 물어뜯은 사건은 구강기적인 퇴행이라고 볼 수 있다. 극심한 위기나 불안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1세 시절 과거로 돌아간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는 물고 빨면서 어떤 쾌감을 느끼고, 그 쾌감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아이가 물고 빨면서 느끼는 쾌감은 본능적 욕구를 해소하는 것 외에도 안전감, 만족감, 존재감 등을 포함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인격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아이는 유독 심한 구강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어느 물건이든 처음 만나면 일단 뽀뽀부터 하고, 무엇이든지 입에 넣고 탐색을 하여 늘 침으로 범벅이 되는 아이는 도대체 왜 그러한가? 구강기를 심하게 보낸다고 해서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인적인 특성 혹은 기질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어떤 아이는 보다 더 에너지가 넘치거나 활력이 있는 반면에 어떤 아이는 상대적으로 얌전하고 조용하듯이 아이마다 구강기를 보내는 모습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구강기적 욕구가 무척 많은 아이여서 더 많이 빨거나 입에 무는 행동을 많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때 이러한 아이의 행동을 금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충분하게 허용해 줘서 아이의 욕구가 충족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다. 다만, 위험하거나 비위생적인 상황을 예방하거나 금지시키는 것은 아이의 안전과 건강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

사실 가장 중요한 구강 활동은 ‘먹기’다. 아이가 모유나 우유를 먹을 때 엄마의 젖이나 우윳병을 물고 빠는 행동을 보인다. 이때만큼은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때일 뿐더러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따라서 구강기는 아이의 생존에 가장 기초적인 음식 섭취를 위해 필요한 발달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아이가 먹을 때 엄마의 사랑을 확인시켜 주는 말(“사랑해”)과 행동(아이를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는 등의 신체적 접촉 행동, 즉 스킨십)을 보여주자. 그리고 사물들을 빨거나 입에 대는 행동들에 대해서도 아이가 충분하게 느끼고 경험하게끔 내버려둔다. 아이는 자신의 구강 기능을 통해서 사물의 성질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니 이는 인지발달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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