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비박 김용태 이어 출마 선언
양대 계파, 경쟁 모드 진입
최경환 출마, 여전히 변수
친박 후보 교통정리 ‘골머리’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새누리당의 당권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4.13총선 이후 첫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3일 이주영 의원과 강석호 의원이 각각 당 대표와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권 경쟁에 불이 붙었다.

5선 중진인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파 청산과 화합, 국민 이익이 중심이 되는 새누리당 대혁명을 주도하겠다”며 전대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계파에 의존하는 편파적 리더십, 계파 이익을 우선하는 독선적 리더십이 아니라 ‘아우르고 통합하는, 진정성 있고, 강한 리더십’이 돼야 한다”며 “저 이주영은 국가 위난 상황에서 보여준 진정한 리더십, 강한 리더십으로 새누리당을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친박(친박근혜) 성향 당권 주자가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비박(비박근혜)계인 김용태 의원이 지난 달 27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권 레이스의 판을 벌렸다. 이 의원의 출마 선언에 따라 새누리당의 양대 계파인 친박계와 비박계에서 모두 당권 레이스에 발을 들여놓은 상황이 됐다.

이 의원은 친박 성향이지만 계파 색체가 강하지 않아 범친박으로도 분류된다. 중립적이고 온건한 이미지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가 ‘출마의 변’에서 계파 청산과 통합의 리더십, 유연성 등을 강조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의 출마 선언으로 친박 진영의 움직임도 빨라지게 됐다. 친박계에선 공개적으로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이정현 의원이 조만간 공식 출마 선언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큰 변수인 최경환 의원 역시 현재까지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상태다. 홍문종, 원유철 의원도 당내 상황을 지켜보면서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 당권 주자에 비해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되는 친박계에선 친박 후보 간 교통정리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친박 일각에선 친박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정현 의원이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고, 이주영 의원 역시 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박계에선 변수였던 유승민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정병국 의원이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권 경쟁에 영향을 미칠 또 하나의 변수는 전당대회 룰이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지도체제 개편안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기로 결정하면서 계파 간 ‘룰 싸움’이 촉발한 상태다. 비대위의 개편안대로 확정될 경우 친박 측의 단일화 움직임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당 대표 출마를 희망했던 상당수 후보들이 최고위원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비대위의 개편안이 백지화되고 기존 룰대로 결정된다면 수적 우세인 친박계가 더욱 유리하게 된다. 당 대표를 비박계에 내주더라도 최고위원 자리를 다수 차지해 실질적인 당권 장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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