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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종교육을 받고도 신천지 신앙을 지킨 이유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지난 24일 본지가 진행한 방담에 참여한 청년 피해자들은 대부분 구리 소재 한 교회에 설치된 이단상담소의 강제개종교육 코스에 끌려갔다. 손·발을 결박하고 눈을 가린 채 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미리 준비한 ‘제3의 장소’로 납치해 감금하는 등 개종교육에 끌고 가는 수법이 매우 비슷했다.

총신대 신학교수가 ‘신천지인은 폭행‧감금당해도 된다’고 해
경찰에 납치 신고해도 깜깜 무소식… 국가인권법 개정돼야
우울증·불안·대인기피·폐소공포증 등 후유증도 심각한 수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박완희 인턴기자, 차은경 인턴기자] ②편에 이어서. - 강제개종교육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가정에도 못 들어간다는 것인가. 현재 피해를 당한 사람이 있다면.

: 휴학을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학교도 열심히 다녔고, 신천지에 와서도 학교 생활하면서 팀플 같은 거 있으면 조장도 늘 할 정도로 열심히 했었다. 부모님이 강제로 개종교육에 끌고 가려고 하니 피해서 나와 살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역으로 (강제개종교육 때문에) 돈이 없어서 학교를 못가는 그런 상황이다.

: 총신대 신학부에 다녔다. 신천지에 가기 전부터 원래 휴학 중이었는데 한 학기 휴학하고 복학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복학 기간을 앞두고 강제개종교육을 받게 된 것이다. 감금된 데에 대한 후유증이 커서 당시 사람 만나기도 상당히 힘들었고 다른 사회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복학 신청을 하지 못했고 제적처리가 되고 말았다.

- 총신대에 신천지인이라고 알려져 복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건 아닌가.

: 복학을 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목회자인 교수가 신천지인이라는 이유로 내게 ‘기생충’이라고 말했다. 신학을 가르쳐준 한 교수는 신천지인은 납치·감금을 당해도 된다는 식으로 말해 충격을 많이 받았다.

- 강제개종교육 피해 규모는.

: 개종피해는 2003년부터 집계됐고, 한 해 한두명 정도로 피해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2014년, 2015년 들어와서는 해마다 150명 정도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집계된 숫자로는 1000명 가까이 되고 있다.

 

▲ ▲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의 ‘강제개종교육 피해자 인권 실태(중복체크)’에 따르면, 협박과 세뇌를 당한 피해자가 92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감금을 당한 피해자는 802명에 달했다. 납치를 당해 끌려간 경우도 663건으로 집계됐다. 폭행(541건)을 당하거나 수갑·밧줄(367건)로 포박되기도 했다. (출처: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 ⓒ천지일보(뉴스천지)

- 강피연 대표로 어떤 활동을 하나. 어떤 애로사항이 있나.

: 종교문제가 아니라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지켜져야 하는 기본적인 인권 문제다. 기본적인 인권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국가기관과 관공서에 알리고 있고, 가족문제 종교문제라면서 도와주지 않는 경찰에 찾아가 수사 촉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애로사항은 경찰에 찾아 가면 편향되게 수사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해마다 피해 수가 증가하는 것을 보면 강제개종교육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 아닌가. 부모를 이용해 강제개종 목사가 그 뒤에서 교사를 하고 있음에도 법망을 피해가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게 해결되지 않는다. 경찰도 종교문제로만 보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인권 문제로 봤으면 한다. 많은 경찰서에 가보면 처음에 납치 감금 신고하러 왔다고 하면 경찰들도 깜짝 놀라서 어떻게 도와주면 되느냐고 묻다가 신천지와 관련됐다는 사실을 안 이후부터는 바로 태도가 급변하게 된다. 수사를 해주는 척 하면서 뒤에서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납치를 한 장본인인 부모님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결국 피해 당사자의 의견은 무시한 채 사건을 눈감아 주고 있는 현실이다. 국가인권법이 개정돼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

- 개종교육 후 경찰에 신고해본 적 있나.

: 5월 18일 탈출해서 일주일 후에 신고를 하러 갔다. 부모님을 고소하러 간 게 아니라 고소를 하면 뒤에 있는 사람들이 나올 거 같아서 고소를 하게 됐는데, 지금까지 경찰한테 연락이 안 왔다. 직접 수사관에게 3번 이상 문의했는데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 피해자이기 때문에 수사과정을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예를 들면 ‘CCTV를 보여 달라. 내가 끌려갈 때 CCTV가 찍혔지 않냐 보여 달라’ 하면 ‘안 된다. 수사 과정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여줄 수 없다’고 그러더라. 그 다음부터 연락이 안 왔다. 경찰이 일을 하고 있는지 사실 모르겠다.

: 개종 후속교육 때문에 부모님이 생계를 다 접고 구리초대교회 근처에 원룸을 잡고 살 때였다. 부모님과 함께 지나가던 중 지구대가 보여 경찰에 신고하러 갔더니 부모님한테 “얘 신천지에요?”라고 하더니 내게는 “내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다 시청했는데 너 이만희냐 부모님이냐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했다. 경찰관이 6~7명이 나를 들어서 부모님과 같이 타고 온 차에 집어넣었다. 경찰관이 그렇게 했다. 구출된 후 인천 중부 경찰서 감찰실에 가서 징계를 원한다고 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
 

▲ 본지가 지난달 24일 ‘개종교육을 받고도 신천지 신앙을 지킨 이유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진행한 방담에서 올해 1월과 4월 개종교육에 끌려갔던 피해자 4명과 강제개종피해자연대 경기북부지부 윤병훈 대표, 아들을 개종교육에 끌고 가려 했던 어머니 박모씨 등 총 6명이 강제개종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근본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박준성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 개종교육 후유증이 있나.

: 한동안은 밤에 자는 게 무서웠고 탈출 후 힘들어서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는데 불안수치가 높았다. 차량만 봐도 무서웠다. 부모님과 만나고 전화 통화를 했었다. 부모님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항상 신천지 비방하는 말을 하니 사이가 더 안 좋아지더라.

: 개종교육 현장에서 벗어나려고 어쩔 수 없이 3층에서 뛰어내렸는데 발목을 조금 다쳤다. 걸어 다닐 때 불편함이 있다. 아직 22살로 어린데 다리가 쑤시고 밤에 잠을 잘 못 드는 경우가 있다. 원래는 잠을 너무 잘 잤다.

: 가족들과 잘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그랬음에도 그곳에 끌려가서 백마디 말로 가족을 설득해도 개종목사의 한마디에 모든 상황이 변하는 것을 봤다. 개종교육 이후 혼자 있으면 갑자기 분노가 치솟는다. 나도 모르게 분노가 치솟아 미친 듯이 뛰어다니기도 하고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분함을 해소하기 위해 운동도 했다.

: 방 안에 오래 갇혀 있었기 때문에 폐소공포증(閉所恐怖症)이 생겼다. 한 번은 작은 가게에 들어갔는데 불안 초조 증상이 심해졌었다. 누군가 내 옆에서 양팔을 잡으면 불안하고 초조하고 그런 증상이 있었고, 가족 간 신뢰가 깨졌다.

▶④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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