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가 지난달 24일 ‘개종교육을 받고도 신천지 신앙을 지킨 이유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진행한 방담에서 올해 1월과 4월 개종교육에 끌려갔던 피해자 4명과 강제개종피해자연대 경기북부지부 윤병훈 대표, 아들을 개종교육에 끌고 가려 했던 어머니 박모씨 등 총 6명이 강제개종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근본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박준성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개종교육을 받고도 신천지 신앙을 지킨 이유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지난 24일 본지가 진행한 방담에 참여한 청년 피해자들은 대부분 구리 소재 한 교회에 설치된 이단상담소의 강제개종교육 코스에 끌려갔다. 손·발을 결박하고 눈을 가린 채 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미리 준비한 ‘제3의 장소’로 납치해 감금하는 등 개종교육에 끌고 가는 수법이 매우 비슷했다.

부모 유무에 따라 개종 목사 교육 태도 너무 달라
개종목사 만난 후 아버지가 처녀막 검사하자고 해
학업 직장 포기는 신천지 아닌 강제개종교육 때문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박완희 인턴기자, 차은경 인턴기자] ①편에 이어서. - 개종교육 기간이 상당하다. 비용도 많이 들 것 같다.

: 목사들은 분명히 옛날에 신천지에 있었고, 지금은 안타까워서 무보수로 일한다고 했다. 하지만 개종교육을 받으며 어머니께 물어보니 큰 누나가 이미 다 결제를 했다고 하더라. 또 큰 누나가 감사하다며 간사에게 돈을 주기도 했다.

박(어머니): 아들을 개종교육에 데려가면서 사례비를 직접 물어봤다. 질문을 하니 보편적으로 200만원에서 300만원 주는 부모님도 계신데, 그 부분은 딱 정해진 게 아니고 최하 100만원이고 평균적으로 200에서 300만원, 많게는 2000만원까지도 부모님께 받아봤다고 확실하게 얘기하더라. 그래서 한 500만원에서 1000만원을 사례비로 생각했다. 개종교육 장소에 데려가기 위해 차량도 바꿨다. 보성에 펜션도 예약하고, 한 달 넘는 분량의 비상식량도 사야 했다. 그들의 말을 계속 듣다보면 자식을 살리려는 부모에게 돈은 상한선이 없게 된다. 그렇게 돼 있다.

▲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 원미구 성문교회 앞에서 ‘신현욱 목사 초청 이단 세미나’ 개최에 대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연 가운데 강피연 회원들이 ‘인권유린 개종목사들 왜 처벌 안 하는가’ ‘개종교육 OUT, 감금 납치 협박 OUT’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 개종목사에게서 봉사자의 태도나 사명감이 느껴졌나.

: 펜션에서 4일 동안 교육을 받았는데, 그때는 열정적으로 가르치더라. 그런데 중간에 개종이 안 된 것을 부모님께 들켜서 추가 교육을 받게 됐는데, 부모님이 안 보이자 정말 성의 없게 가르쳤다. 펜션에서의 태도와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다.

: 가족이 함께 있을 때는 정말 열정을 다해서 가르치며 신천지에 대한 욕이나 비방도 많이 한다. 그러나 막상 서울로 올라가면 팽개쳐뒀다.

- 가족이 개종목사의 말을 그대로 믿나.

: 펜션에 있을 때 아빠가 진지하게 물었다. 신천지에서는 성관계 포교를 한다고 들었다며 똑바로 말하라고 협박했다. 아니라고 말했는데도 못 믿고, 여기서 나가면 산부인과 가서 처녀막 검사하자고 말했다. 엄마도 아닌 아빠한테 그런 말까지 들어야 했다. 이 사람들이 얼마나 신천지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고 거짓된 정보를 줬으면 이렇게 진지하게 말을 할까 싶어 너무나 화가 나고 답답했다.

- 신천지가 반사회적이 아니라는 근거가 있나.

: 신천지가 반사회적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신천지에 가면 학업 포기하고, 성적인 포교를 한다고 주장을 하는데 사실 무근이다. 신천지엔 학생들도 있고 가정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다. 그리고 가출과 이혼, 이런 부분도 일부 극소수 있긴 하지만 그 원인은 따로 있다. 오히려 강제로 개종교육을 하기 때문에 그것을 피해서 소수의 약한 여성이 잠시 피해서 집을 나오거나, 강제적으로 끌고 가서 납치를 하기 때문에 기존에 다니던 직장까지 다니지 못하게 돼서 본인의 의사에 반해 직장에도 가지 못하는 것이다. 가출이나 학업 포기, 이혼 등을 신천지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 서울·경기지부가 1일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불법 강제개종교육 철폐 및 개종목사 처벌과 경찰 당국의 비협조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 신천지 다니고 난 다음부터 아이가 돌변했다고 하는 얘기가 많다.

: 신천지에 가서 학업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 신천지 센터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학교에서 전면 장학생이었고, 학과 탑을 해서 장학금을 6개나 받고 있었다. 신천지 다니면서 공부하기에 다른 사람보다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 많이 했고, 그렇게 행동도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개종교육에 끌려갔을 때 눈빛이 변했다고 했다. 내 의견에 반해 끌려오니 살기 위해서 눈빛이 바뀐 것이지 부모도 몰라보는 게 아니었다. 그런 강압적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눈빛이 나오겠는가.

: 신천지를 알기 전부터 가족 관계가 그리 좋지 않았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부모님의 필요성도 못 느꼈다. 그런데 신천지에 와서 부모님 때문에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부모님께 잘해야 한다는 전도사님들 가르침에 집에서 설거지도 하는 등 노력을 많이 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 밥상도 차려드리기도 했다. 그런데 부모님은 신천지 다니는 것을 아신 후에는 “너는 숨 쉬는 거 빼고 다 거짓말이다”라고 했다. 진심으로 부모님께 해드린 행동이 개종교육자들의 말 때문에 다 거짓말이 됐다. 부모님은 눈빛이 바뀌었다고 그랬다. 감금 됐을 때 말이다. 칼을 목에 갖다 대는 것 같은데 눈빛이 변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박(어머니): 아들이 신천지에 다니고 나서 변한 점은 원래 용돈을 15만~20만원 줬는데, 신천지에 가더니 용돈을 5만원만 달라고 하더라. 핸드폰도 싼 요금제를 쓰거나, 굳이 없어도 된다고 했다. 그리고 성실하고 착하게 생활했다. 개종목사들은 원래 착한 사람들이 신천지에 빠진다며 그렇게 가족들을 이간질시켰다.

: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나 사랑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아니다. 부모님이 개종목사와 연결돼서 개종교육을 준비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평소와 좀 다른 태도 보였던 것뿐이다. 신천지에 오기 전 20살 때부터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 않고 오히려 직장 다니면서 동생이나 어머니에게 보탬을 줬다. 신천지 온 이후에도 경제적으로 스스로 해결을 했고 가족이 도와주거나 그런 부분 없었다.

▶③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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