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사카의 불교 사원인 진종 오타니파 남바 별원에서 열린 제5회 일본평화헌법9조 세계 종교인회의에 참석한 세계 종교인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일본 정부, 진심어린 과거사 반성과 사죄 필요”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올해 5회를 맞은 일본평화헌법9조 세계 종교인회의에서 발표된 성명서의 국문 최종본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목사) 국제위원회가 27일 공개했다.

세계 종교인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제5회 일본평화헌법9조 세계 종교인회의’에서 이번 회의 기간 진행해온 활동들에 대해 평가하며 “특별히 구조적 폭력 안에 우리 모두가 그 구조의 일부로 가담해온 것을 고백함으로써 과거의 잘못을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평화와 정의의 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종교인으로서의 공통의 희망을 확인하고, 그러한 세계를 향해 매진해야 할 책임을 통감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정부를 향해 ▲안전보장법제 철폐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 ▲일본 정부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공식 참배 금지 ▲분쟁해결 수단으로써 무력위협, 무력행사 금지 ▲일본 내 미군기지와 미군부대, 무기를 미국 본토로 반환 ▲6자 회담 모든 참가국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 및 평화조약(협정) 체결 ▲일본의 비핵화지대화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일본 헌법 9조에 대해 “아시아의 고통스러운 역사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가치를 재조명하며 “우리는 일본군‘위안부(성노예)’, 남경대학살, 강제 노동과 징용 등을 포함한 모든 역사의 진실을 기억하고 존중해야 할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또 “화해, 정의, 상호 존중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희생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서 우리 투쟁의 역사를 젊은 세대에 알리고, 평화와 사랑이 가득한 인류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결의한다”고 다짐했다.

일본국 헌법 9조에는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의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영구히 이것을 포기한다. 전항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육해공군 및 그 외의 어떤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 9~10일까지 이틀 동안 일본 오사카의 불교 사원인 진종 오타니파 남바 별원(真宗大谷派難波別院=미나미미도 南御堂)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일본 한국 홍콩 중국 아일랜드 태국 인도 독일 캐나다 미국 등 종교인들이 약 120명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평화통일위원회, 기독교평화센터(예장),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대한성공회 교무원, 성 골롬방외방선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통일위원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가 참석했다.

이 회의는 ‘9조 아시아종교인회의 (Asia Inter-religious Conference on Article 9)’로 2007년 제1회(동경), 2009년 제2회(서울), 2011년 제3회(오키나와)가 개최됐고, 2014년에 제4회(도쿄) 회의 시 다양한 국가에서 참가자들이 모인 것을 반영해 ‘9조 세계 종교인회의(Global Inter-religious Conferences on Article 9)’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를 계기로 2012년(후쿠시마), WCC를 중심으로 해 10개국, 87명이 모인 범종교적 회의가 개최되기도 했다. 당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의 위험성과 원전피해를 규탄함과 동시에 원전피해자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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