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중 보양식을 가장 많이 챙기는 계절이 여름이다. 야외활동 등 에너지 소비량도 많아지지만, 더위를 급히 식히려고 하다보면 몸이 차져서 배탈 등 냉해를 입기 쉽다.

반대로 햇볕이 없는 장마철에는 각종 곰팡이, 식중독균 등 유해한 미생물 번식은 왕성해지고 면역기능은 저하돼 해마다 감염질환자가 급증한다.

낮은 기압과 적은 일조량은 의욕 감퇴, 무기력· 우울증 등을 야기한다. 이와 관련, 장마철에 걸리기 쉬운 곰팡이 감염질환, 식중독, 아토피, 우울증 등에 대한 기초상식과 장마철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약 제품 정보도 알아본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내 몸에도 곰팡이가 산다고?”
장마철, 곰팡이 살기 ‘딱 좋은 시기’

백선·칸디다 증, 대표적 곰팡이 질환
두피, 발, 손발톱 등서 ‘무럭무럭’ 커

“대부분 외용약… 경구 약물 쓰기도”
가장 흔한 손발톱 백선, 레이저 치료도
“매일 손·발 잘 씻고 청결 관리 필요”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습한 온도 탓인지 장마철 하면 ‘곰팡이’ 걱정이 크다. 흔히, 집안에서 우후죽순으로 피는 곰팡이를 많이 떠올릴 거다. 하지만 우리 몸에도 곰팡이가 핀다는 사실. 신체 온도가 높고 땀이 많이 나는 시기인 장마철은 곰팡이에겐 그야말로 ‘살기 딱 좋은 때’인 셈이다.

◆대표적 곰팡이 질환 ‘무좀, 칸디다증’

곰팡이 균으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은 백선증(무좀)과 칸디다증, 어루러기 등이 있다. 이들 질환은 피부과 외래환자의 약 10~20%를 차지한다.

먼저 백선증은 위치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두피에 생기는 ‘두부백선’, 수염부위에 발생하는 ‘수발’, 몸통에 발생하는 ‘체부백선’, 사타구니에 발생하는 ‘완선’, 손에 발생하는 ‘수부백선’, 발에 발생하는 ‘족부백선’ 등이다.

또 손발톱에 발생하는 ‘조갑백선’, 얼굴 부위에 발생하는 ‘안면백선’ 등도 있다. 발생빈도가 높은 곳은 발, 사타구니, 손발톱 등의 순이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는 “해당 부위는 우리 몸에서 곰팡이균이 살아가기에 적절한 환경을 제공한다”며 “피부의 모든 부위가 각질층으로 구성돼 있고, 꾸준히 습도가 유지돼 곰팡이균의 서식과 성장에 필요한 수분(땀)이 충분히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칸디다증은 효모균에 의한 감염이다. 피부, 손발톱, 점막과 내부 장기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입이나 피부가 접히는 부위, 외음부와 항문 주위, 손발톱 등에 주로 생긴다.

어루러기는 말라세지아 효모균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정상인의 피부에 존재하는 정상 균총(세포 덩어리)으로 건강한 성인의 75~98%에서 발견된다. 피지 분비가 많은 가슴, 등, 겨드랑이, 목 등에 많이 분포한다.

특히 어루러기는 다른 사람에게서 전염된 곰팡이균을 통해 발병하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개인이 처한 특별한 요인에 따라 질환 발병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잔물집부터 탈모까지… 증세 ‘뚜렷’

몸, 사타구니, 얼굴에서 일어나는 백선증은 일반적으로 증상의 경계가 뚜렷하다. 비늘이 덮인 병터(병원균이 모여 있어 조직에 병적 변화를 일으키는 자리)를 보이기도 한다. 병터는 주로 위로 퍼지면서 크기가 커지고, 서로 융합하기도 한다.

두피 백선증은 머리의 털을 포함한 모낭과 주위의 피부에 피부사상균이 감염을 일으켜 발생하는 질환으로, 염증이나 탈모(원형, 타원형)를 일으킨다. 염증이 발생하면 고름 물집을 형성하며, 치료가 늦어지거나 방치하면 영구탈모가 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해야 한다.

국민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은 발 백선증이다.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희게 짓무르고 균열이 생기고, 비늘이 보인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발바닥까지 퍼질 수 있다. 잔물집이 발생하거나 각질이 두꺼워져 가루처럼 떨어지기도 한다.

손발톱 백선증은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데, 손발톱 색깔이 변성을 보이며 손발톱 광택을 잃고 표면이 거칠어지거나 손발톱 박리(피부와 분리)가 생기기도 한다.

칸디다증은 효모균에 의한 감염으로 피부를 침범했을 때, 입과 피부가 접히는 부위, 외음부와 항문 주위, 손발톱 등에 생길 수 있다.

입 칸디다증의 경우 혀, 구개와 잇몸에 산재돼 있거나 융합된 백색반을 보이며, 후천면역결핍증후군 환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칸디다 간찰진(Candidal intertrigo)은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가려움을 동반한 홍반이 생긴다. 또 주위에 잔물집, 고름 물집이 생긴다. 고령이거나 당뇨병을 앓는 환자, 전신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보다 잘 발생한다.

어루러기는 피지샘이 많이 분포된 성인의 가슴, 등, 겨드랑이, 목 등에 황갈색 비늘을 동반한 형태로 나타난다. 때로는 색조의 변화만을 보이기도 한다.

◆곰팡이균 어떻게 치료하나

그렇다면 곰팡이균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김 교수는 “곰팡이균 감염의 치료는 대부분 외용약(피부에 바르거나 붙이는 약)을 사용한다”며 “그러나 두피 백선증과 손발톱 백선증은 수개월의 경구 약물 치료가 필요하며, 외용약에 잘 반응하지 않는 감염증도 경구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부진균증을 확진할 수 있는 간단하고 기본적인 검사인 KOH도말검사(곰팡이 배양검사)로 진균을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하며, 적절한 치료 후 균이 더 이상 관찰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장기간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으면, 정확한 균주를 확인하기 위해 진균배양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신질환으로 인해 경구 약물을 복용하기 힘든 경우, 레이저로 손발톱 백선을 치료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동물에 의해 감염된 경우 감염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한다.

◆“청결 유지해야”… 질환 예방법

곰팡이균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잘 서식한다. 수영장이나 목욕탕 등 많은 사람이 활동하는 습한 곳에는 곰팡이균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발을 항상 건조한 상태에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플라스틱이나 고무와 같은 합성물질로 만들어진 신발을 신으면 땀이 더 나기 쉽다”고 전했다.

또 “매일 비누로 손·발과 몸을 씻고 잘 말려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며 “가족 중 무좀 등의 곰팡이 질환이 있으면 타월이나 신발을 같이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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