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천 야옹정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이 경상북도 예천군에 있는 ‘예천 야옹정(醴泉 野翁亭)’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현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30호로 지정돼 있는 야옹정은 조선 중종 때 학자인 야옹(野翁) 권의(權檥, 1475~1558)의 아들 권심언(權審言)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정자로, 아버지의 호를 따서 ‘야옹정’이라 이름 붙였다.

건물의 수리 내력이 적힌 중수기(重修記)에 따르면 이 정자는 임진왜란 전인 1566년(명종 21)에 건립됐다. 건물의 지붕에는 1566년을 가리키는 ‘가정 병인(嘉靖 丙寅)’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남아 있어 이를 뒷받침해준다.

▲ ‘가정 병인(嘉靖丙寅)’이 새겨진 기와 (제공: 문화재청)

건물의 평면은 전체적으로 정면 4칸, 측면 4칸의 ‘고무래 정(丁)’자 형이다. 정면 좌측 3칸은 대청으로 꾸몄으며, 그 우측으로 온돌방 3칸과 누마루 1칸을 세로로 길게 뒀다. 건물 주위에는 흙과 돌로 만든 토석담장을 둘렀고, 전면 담장 좌측에는 기둥이 네 개인 사주문(四柱門)을 세워 정자로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임진왜란 이전에 지어진 야옹정은 조선 전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 지붕의 하중을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에만 놓여 있고, 공포를 이루고 있는 새 날개 모양의 익공(翼工)이 짧고 강직한 점, 창호의 가운데에 문설주가 세워진 영쌍창 등은 조선 전기 건물의 특징이다.

▲ 건물 내외부에 남아 있는 단청 흔적(제공: 문화재청)

또한 지붕의 서까래 위에 놓이는 평고대와 착고막이를 하나의 부재로 만든 통평고대는 이 건물의 가치를 더해준다. 이러한 방식은 고려 시대 건물인 안동 봉정사 극락전 등에서 볼 수 있는 기법으로, 야옹정의 오랜 역사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건물 내부의 천장 등 곳곳에는 단청의 흔적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데, 정자에 단청을 한 것은 보기 드문 예이다.

현재 임진왜란 이전의 건물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처럼 1566년 최초 건립 당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야옹정은 임진왜란 이전의 한국 건축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예천 야옹정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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