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지스교수 "北급변계획 논의하긴 어려워"
북, 현체제로 상당기간 생존 공감대 있어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중국의 외교 전문가인 왕지스(王緝思)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장은 23일 "위험한 상황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 대비 계획과 미래 계획을 논의하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왕 원장은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사장 한승주 전 외무장관)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주최로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동북아포럼 발제를 통해 "중국은 북한 체제에 즉각적이고 강력한 위협이 생기길 바라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관찰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지금 체제로 상당기간 살아남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중국은 북한의 내부 정치적 붕괴를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며 절대 북한을 불안하게 하거나 다른 나라가 그렇게 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은 다른 나라들이 정치.군사적 통제를 활용해 북한에 개입하면서 중국더러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북한 경제 재건에만 참여하라고 요구할 때 손놓고 있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왕 원장은 "북핵에 강하게 반대하는 한편 6자회담 참가국들은 조율된 노력으로 북한에 관여(engage)하고, 경제 발전과 개방을 독려해야 한다"면서 "의지와 인내가 뭉쳐야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몇주간 중미관계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어려움들은 양국의 상호 의존성을 해치거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상대의 정책을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평화협정은 북한 핵문제의 진전을 전제로 논의할 수 있다"며 "북한이 한미동맹 폐기를 비핵화의 전제로 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동북아에 동맹과 다자안보협력이 공존하는데 대해 중국의 긍정적 태도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동북아 다자안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에반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북핵 해결에 유용하긴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 뒤 북한 내부의 역학 변화 가능성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을 두루 감안한 `주도적인 전략(proactive strategy)'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한반도의 미래 시나리오에 대해 폭넓게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더 긴밀한 공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일본국제교류센터 선임연구위원은 6자회담이 성공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지켜야할 원칙들을 거론하며 "북한이 절대 핵보유 국가로 인정받아선 안되고, 북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간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하며, 북한 급변사태 대비 계획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평화협정, 국교정상화, 경제 에너지 협력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접근을 해야만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보유한다는 결단을 내렸을 수 있지만 다른 전략적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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