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회 앞 광장 잔디에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하는 포스터가 놓여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가 촉발한 ‘영국의 분열’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국민투표가 마무리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던 논쟁은 잔류 지지 세력의 반발로 재점화 하고 있다.

우선 투표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탈퇴와 잔류가 각각 48.1%와 51.9%로 나타났다. 탈퇴가 높긴 했지만 유권자 절반가량은 잔류를 원했다. ‘두쪽 난 영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투표율이 72%에 육박했다는 점도 영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국민투표 전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잔류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SNS에서는 ‘우리 무슨 일을 한 거지(What have we done)’라는 해시태그(#)가 달려 후회하는 내용을 담은 글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다시 한번 국민투표를 진행하자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투표 결과 이후 영국 하원에 재투표 청원이 올라왔고, 24일 오후(현지시간) 기준 2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문의가 쇄도하면서 한때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하원 측은 “단일 안건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서명한 일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국민투표가 법적 효력을 갖고 있지만 않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이 “돌이킬 수 없는 길”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듯 번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AP 통신은 재투표 진행 가능성에 대해선 명분이 없는 만큼 “희박하다”면서도 “탈퇴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구매자 후회(buyer's remorse)’를 경험한다면 불가능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뉴시스에 따르면 24일 오후 런던에서 브렉시트에 반대하며 수백명이 ‘인종차별 반대’ ‘난민들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이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영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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