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우리도 투표를”… 프렉시트·넥시트 목소리 커져
EU 대책논의 나서… “유럽·영국 모두에게 슬픈 날”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하면서 ‘하나의 유럽’을 자부했던 유럽연합(EU)이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번 투표 결과로 다른 EU 회원국들의 ‘도미노 탈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EU는 존립이 위협받는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나아가 유럽은 물론 세계 질서에도 대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첫 수반이자 스코틀랜드독립당(SNP) 대표인 니콜라 스터전은 이날 브렉시트 투표 결과 이후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스코틀랜드의 독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니콜라 스터전은 “스코틀랜드와 다른 영국지역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또 한번 입증했다”며 영국의 탈퇴 결정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브렉시트 여파는 영국뿐 아니라 EU 회원국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투표 결과가 ‘탈퇴’로 윤곽을 드러내면서 EU 회원국 내 극우정당에선 기다렸다는 듯 자국의 EU 탈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BBC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의 극우정당인 민족전선 마린 르펜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영국의 투표 결과는) 자유를 위한 승리!”라며 “몇 년간 요구해왔던 것처럼 프랑스와 다른 EU 국가들도 영국처럼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리옹 마레샬 르 펜 프랑스 극우파 정치인도 ‘프렉시트(Frexit, 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요구하며 “프랑스인들도 선택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덜란드 극우정당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스 당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국가와 재정, 국경, 그리고 이민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한다”며 넥시트(네덜란드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프랑스를 비롯해 다른 EU 회원국들은 이번 투표 결과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 EU 규제의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오늘은 유럽과 영국 모두에게 슬픈 날”이라고 전했으며, 안톤 뵈르너 독일 무역연합회장 역시 이번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두고 “영국과 유럽 및 독일, 특히 독일 경제에 재앙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비톨드 바슈취코프스키 폴란드 외무장관도 “브렉시트는 영국과 유럽 모두에게 나쁜 소식”이라며 “EU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는 신호”라고 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TV 생중계 연설에서 유감을 표하며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유럽에 큰 도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EU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강화뿐 아니라 치안과 국방, 국경 단속,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EU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