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이 21일 테마전 ‘활자의 나라, 조선’을 상설전시실 1층 고려3실에서 열었다.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하던 조선시대 활자 82만자를 공개했다. 대부분 17~20세기 초까지 중앙 관청과 왕실에서 사용한 것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조선, 활자·책 제작 투자 多
“유교 이념으로 나라 다스리고 
일반 백성에까지 이념 전파 목적”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조선은 활자·책 제작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재정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활자의 나라 조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금속활자를 만든 나라”라며 “조선은 이를 이어 국가가 주도해 수십 차례 활자를 만들었다. 한 왕조에서 이렇게 많은 활자를 만든 예도 없고, 남아있는 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관은 “우리는 흔히 중국이 금속활자를 더 많이 만들었고 많이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조선이 활자를 많이 만든 이유에 대해 이 연구관은 “조선의 통치자들이 금속활자 제작을 주도한 것은 조선의 독특한 현상”이라며 “유교 이념으로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 책을 많이 간행해서 먼저 다스렸고, 또 관료에게 읽게 하고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그 이념을 전파하려는 통치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교 이념에 따라 검박함을 미덕으로 생각했던 조선 통치자들이 활자와 책을 제작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도 활자와 책이 통치의 상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국가 제작 활자 82만여 자의 전모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 활자들은 대부분 17~20세기 초까지 중앙 관청과 왕실에서 사용한 것이다. 특히 50만여 자에 달하는 금속활자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질적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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