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혁명대 송재열 대장 (제공: 공부혁명대)

암기랑 자신이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을 자주 보게 된다. 아무리 외워도 자꾸 잊어버릴 뿐만 아니라, 암기 자체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암기 자체가 잘 맞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대체 누가 암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할까? 결국 누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얼마나 많은 반복을 했는가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즉 성실성이 가장 큰 암기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암기를 정말 못 하는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이는 선천적인 이유라기보다 대체로 후천적인 연습에서 오는 차이다. 우리는 누구나 암기를 잘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암기를 하는 것과 별개로 모두가 겪는 공통된 문제는 피할 수가 없다. 바로 잊는 것이다. 아무리 탄탄하게 암기를 했다고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뇌가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공부를 하며 무한궤도 안에 놓이게 된다. 암기하고 잊고의 반복으로 말이다.

암기한 것을 자꾸 잊는 것은 암기를 싫어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기껏 힘들게 외워봤자 다시 잊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 모른다. 어렴풋이 머릿속에 기억의 잔상만이 남아있는 것을 보는 것도 지겹다. 아는 듯 모르는 상태라 이것을 구별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암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국 암기를 해야만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탐구 과목이라든가 영어 단어는 더욱 그렇다. 마지막까지 개념과 단어 등을 외우지 않으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

필자의 경우를 돌이켜 보면 수험생활과 유학을 준비하던 모든 기간이 암기와의 전쟁과도 같은 시기였다. 어려서부터 암기는 못 하던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는데, 어쨌든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암기의 벽을 넘어야만 했다. 그래서 암기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우선 노출 빈도가 가장 중요했다. 무조건 자주 많이 보려고 했다. 그래서 암기할 것들을 작은 노트에 적어 손에 늘 들고 다녔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밥을 시켜놓고 기다릴 때, 화장실에 갈 때도 암기 노트를 놓은 적이 없다. 그리고 잊은 것들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그리고 꼭 스스로 백지시험을 보았다. 암기한 것들을 A4용지에 아무것도 보지 않고 써 내려 가며 조금이라도 머뭇거린 내용은 암기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다시 외웠다.

시험에서는 짧은 시간에 외운 내용을 기억해내는 것도 평가의 대상이므로 주저하거나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그래서 엄격한 기준이 필수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수차례 반복을 하다 보니 점차 모르는 것들이 줄어갔다. 덩달아 암기를 하는 능력이 점차 향상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건 비단 필자만의 경험이 아니다. 실제 상담을 하면서 반복 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암기 능력이 향상돼 가는 것을 목격했다. 처음에는 단어 50개도 채 외우지 못하던 친구들이 나중에는 단어 240개씩을 거뜬히 하루 만에 외우는 것을 보았다. 머리도 몸처럼 쓸수록 그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 사실인 듯하다.

암기가 잘 안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마 암기를 잘하게 되는 가장 빠른 길일 것이다. 암기가 잘 안 되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자. 정말 특수한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고, 누구에게나 암기는 어렵다. 다만 그걸 두려워하고 피하는가 아니면 정면에서 맞서 이기려 드는가가 성패를 가른다. 

제공 : 공부혁명대 송재열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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