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미봉책” 반발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유치 경쟁을 벌였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또다시 무산됐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동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를 통해 이렇게 발표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입지선정 용역을 담당했던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브리핑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은 현재 제기된 안전과 관련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존의 시설과 기존의 접근성을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김해공항 확장안을 권고했다. ADPi는 지난해 6월 국토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약 1년 동안 연구용역을 진행해 왔다.

김해공항 확장 방안은 최저 818점에서 최대 832점으로, 600~700점대인 밀양과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방안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가덕도는 자연적인 공항의 입지로서 적합하지 않다.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건설 자체도 어렵다”며 “국토의 남쪽 끝에 위치해 접근성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경남 밀양에 대해선 “좀 더 전통적인 의미에서 신공항 입지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접근 가능성 문제가 지형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기존 시설을 확장하면 요구가 필요한 수요량을 모두 감당할 수 있고 기존의 시설을 제거할 필요성이 준다”고 설명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이번 평가 결과를 수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정부는 이번 용역결과가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출된 합리적 결론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용역 진행과정에서 보여준 성숙한 민주의식과 합의정신을 발표 이후에도 끝까지 존중해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평가 결과를 수용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산시와 경남도는 정치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김해공항 확정 결정을 내린 것은 당장 눈앞에 닥친 지역 갈등을 이유로 우선 피하고 보자는 미봉책”이라며 “정부는 신공항 건설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게 명백히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밀양을 신공항 입지로 지지했던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는 결과를 수용할 수 없으며, 재결집해 다시 신공항 유치를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1년 타당성 조사 결과, 가덕도는 38.3점, 밀양은 39.9점으로 두 지역 모두 사업 착수 기준이 되는 50점에 못 미쳐 탈락하고, 신공항 계획은 백지화된 바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