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회의는 김 위원장 당무 복귀 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혁신비대위는 지난 16일 무소속 당선자 일괄 복당 결정 후 김 위원장의 당무 거부로 사실상 활동이 중지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영우 “권 총장 경질 입장은 부적절”
경질 권한 문제 놓고 친박·비박 충돌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무소속 당선자 복당’ 논란으로 내홍을 겪던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이번엔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을 둘러싼 갈등에 휩싸였다.

20일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당무 복귀 선언 후 처음으로 열린 혁신비상대책회의에선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의 정당성과 절차적 문제를 둘러싸고 김 위원장과 비박(비박근혜) 비대위원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권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짧은 모두발언을 마친 뒤 곧바로 비공개 회의로 전환하려 하자, 비박계인 김영우 비대위원이 마이크를 켜며 제동을 걸었다. 김 비대위원은 권성동 사무총장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발언을 시작한 김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의 당무 복귀 결정에 대해 “정말 잘하신 일이고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가 통합과, 말 그대로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단합을 해야 되는데, 그 점에 있어서 우리 새누리당이 국민께 많은 실망을 끼쳐드리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특히 비대위원이자 사무총장인 권성동 사무총장에 대한 경질 입장 방침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의 발언 도중 김 위원장은 눈을 감은 채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권 사무총장 역시 회의 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김 비대위원은 “만약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에 대한 방침이 지난주 우리 비대위에서 있었던 복당 문제와 연계된 문제라고 한다면, 이것은 비대위의 자기 부정이자 자기모순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비대위가 잘못된 결정을 했다면, 이것은 우리 비대위 전체가 반성을 하든지, 사과를 하든지 해야 할 문제지, 이것이 어떤 특정인의 경질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도 비대위의 지난 결정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결정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무총장 겸 비대위원 임명은 여기 전체 우리 비대위원의 전원 합의에 의한 의결을 통해서 이뤄진 것으로, 해임에 대한 것도 저는 적절한 절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김 위원장의 경질 결정에 반대했다.

그의 발언이 끝나자 김 위원장은 추가 발언자 여부를 묻지 않은 채 곧바로 비공개 회의로 돌렸다. 비공개 회의에선 일부 비대위원이 권 사무총장 경질 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했으나, 다른 비대위원들이 위원장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반대하면서 거취 논의가 사실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비대위 회의 내용을 브리핑한 지상욱 대변인도 권 사무총장 해임 문제가 이날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 사무총장 경질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도 변화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친박계인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은 비공개 회의 직후 사무총장 경질 시 비대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권 사무총장 측 주장에 대해 “당 관례상 해임이나 교체 시엔 최고위 의결을 거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16일 혁신비대위의 무소속 당선자 일괄 복당 승인 이후 크게 반발하며 단체 행동에 나선 친박(친박근혜) 일부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권 사무총장 경질 문제와 복당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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