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북한이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통일부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평양방송, `우리 민족끼리' 등 북한 매체들은 최근 현 장관을 김태영 국방장관, 유명환 외교장관, 원세훈 국정원장 등과 함께 `경인(庚寅) 4적'으로 부르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

지난해 11~12월 현 장관에 대한 비난을 집중했던 북한은 연말부터 연시까지 비난공세를 중지해 남북 고위급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지난해말보다 빈도는 줄었지만 올 1~2월에도 현 장관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또 최근에는 원동연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의 입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원 부부장이 이달 초 베이징(北京)에서 남측 인사와 만났을 때 작년 10월 임태희 노동장관과 김양건 통전부장간 회동에서 합의한 사항을 통일부가 뒤집었다며 통일부에 대한 원망을 토로했다는게 소식통들이 전하는 내용의 골자다.

비난의 화살은 주로 현 장관이 핵문제와 남북관계를 `무리하게' 연계하고 있다는데 집중된다.

또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가 미뤄지는 것도 현 장관이 강경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비난에 묻어나고 있다.
결국 현 장관을 기피인물로 낙인찍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남북관계 개선 문제가 논의될 상황에서 `장관 교체론'을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낙마까지는 아니더라도 현 장관이 보다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펴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개연성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비난을 통해 현 장관을 흔드는 것은 역설적으로 대화의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 장관을 비난하다가도 현장관과의 대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목표달성을 위해 적극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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