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피겨 아이콘' 김연아(20.고려대)와 아사다 마오(20.일본)가 마침내 밴쿠버에서 첫 만남을 갖고 금메달을 향한 본격적인 대결의 서막을 올렸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의 우승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김연아와 아사다는 22일(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쇼트프로그램 연기순서 추첨식에서 마주쳤다.

김연아와 아사다가 같은 경기장에서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5차 대회 '에릭 봉파르'에서 함께 대회를 치른 지 4개월 만이다.

오랜 '피겨 친구'로서 반갑기도 하지만 지금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놓고 경쟁자일 뿐이다. 아사다와 김연아는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5조 두 번째와 세 번째 연기자로 나란히 연기를 펼친다.

김연아와 아사다의 '금빛 도전'을 앞두고 피겨 팬들은 남자 싱글에서 벌어진 에반 라이사첵(미국)와 예브게니 플루센코(러시아)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라이사첵은 안정된 연속 3회전 점프로 수행점수(GOE)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앞세운 플루센코를 제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교과서 점프'를 앞세운 김연아의 트리플 점프와 아사다의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의 대결은 남자 싱글에 이어 새로운 볼거리로 떠올랐다.

김연아와 아사다 모두 예술점수를 높게 받는 상황에서 결국 기술점수의 GOE 차이가 금메달의 향방을 바꿀 전망이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이날 연기순서 추첨에 이어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나란히 연습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두 명의 '피겨 요정'은 각각 쇼트프로그램인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종'을 배경음악으로 빙질 적응과 점프 조율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앞 조에서 먼저 연습에 나선 김연아는 음악에 맞춰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작으로 8개의 연기과제를 차례로 훑었고, 연습을 지켜보려고 경기장을 찾은 1천여 명의 관중은 김연아가 연기요소를 수행할 때마다 큰 박수로 격려를 보냈다.

아사다는 김연아의 훈련이 끝난 지 1시간여 뒤에 시작됐다. 전날 도착했던 만큼 빙질 적응에 나선 아사다는 음악과 함께 점프는 생략하고 스핀과 스텝, 스파이럴만 연기하며 자기 순서를 마쳤다.

빙질 파악을 마친 아사다는 더블 악셀(2회전반)을 시작으로 트리플 토루프와 트리플 루프 등을 차례로 뛰면서 점프 감각을 끌어올렸다.

어느 정도 땀을 낸 아사다 마오는 두 차례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려다가 1회전만 돌고 내려오고 나서 연이어 4차례 연속으로 트리플 악셀을 뛰어 안전하게 착지했다.

또 마지막 트리플 악셀에서는 더블 토루프 점프를 붙이는 콤비네이션 점프에 성공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일본에서 트리플 악셀 훈련에 집중했다는 아사다의 말처럼 예전보다 안정된 성공률을 보여줬다.

김연아는 훈련이 끝나고 나서 "어제는 빙질이 좀 이상했는데 오늘은 훨씬 나아졌다"라며 "토론토에서 훈련했던 것처럼 하려고 노력했다. 전반적으로 좋은 연습이었다"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아사다도 "프리스케이팅에 비해 쇼트프로그램이 약한 경향이 있다"라며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마음으로 쇼트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